최근 집값 하락세가 그동안 주택공급물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는 국지적으로 맞는 얘기일수 있겠지만 수도권 전체로 놓고 보면 틀린 말입니다.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2006년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을 수급(需給)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언제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할 것인가를 예측해보겠습니다.
수급으로 본 수도권 주택시장
주공 주택도시연구원의 ‘주택수급 지도 구축을 위한 모형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원활한 주택 수급을 위해선 수도권에선 멸실주택(수도권 주택재고의 0.71% 책정, 매년 8만~9만가구 수준)을 감안하면 매년 최소한 20만가구의 신규주택이 공급돼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참여정부에 이어 이명박정부도 수도권에서 매년 최소한 30만가구를 공급해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2006 년 이후 수도권 주택건설실적(인허가 기준)을 보면 △2006년 17만2천가구 △2007년 30만2천가구 △2008년 19만7천가구 △2009년 25만5천가구를 기록했습니다. 2009년 이후 수도권에서 멸실주택이 뉴타운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2006년 이후 지난 4년간 2007년을 제외하곤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가구증가, 무주택자 비율, 공가수, 아파트 매매가 등을 변수로 한 수도권 주택 수급을 추정한 결과 2007년 말 현재 26만6천가구가 부족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중 서울이 19만8천가구가 부족하구요.
신규주택건설실적, 즉 주택공급물량 측면에서 보면 수도권에서 2005년과 2007년 공급증가가 2008~2009년 미분양 급증이라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반면 1998년 공급 감소가 2001, 2002년 집값 급등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2007년을 제외한 2006년 이후 2010년 10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공급 감소가 2011년 전후 언제든지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급부족이라며 집값은 왜 하락했나?
그러면 수도권에서 주택공급물량이 부족한데 왜 2007년 가을 이후 3년간 집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요?
첫째는 투자수요 부족 때문입니다.
집값이 반등하려면(특히 수도권에서) 최우선적으로 투자수요가 늘어나야 합니다. 즉 내집외에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추가로 주택을 사려는 유효수요층이 두터워져야 합니다. 하지만 2007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자산시장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은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참여정부의 규제정책 효과가 2007년 하반기 이후 본격화되면서 집값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구매력 있는 유효수요층의 내집마련수요 부족 때문입니다. 즉 집이 없으나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도권 자가보유율(자기 집을 소유한 비율) 60%선으로 쉽게 말해 40%는 집이 없습니다. 수도권 8백20만가구(2009년 기준) 중 3백28만가구가 무주택자라는 것입니다. 이중 적게는 50만가구, 많게는 1백만가구가 구매력 있는(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무주택 가구로 봅니다.
유효수요 부족은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물건 감소에 실수요자까지 전세시장에 가세하면서 전세난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난이 전세대란으로 악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투자수요가 주택구매에 나서고, 이에 따라 거래량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어 유효수요자들이 내집마련에 가세하면 집값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입니다.
셋째는 수요의 질을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의 질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실수요자는 20~30평형대를 원하는데 시장에 나오는 주택은 20~30평형대는 적고 40~50평형대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지요. 미분양 급증의 한 원인이 되고 있지요. 주택건설업체는 중소형을 지어선 마진이 많이 남지 않아 의무화시키지 않는 한 소형평형을 자발적으로 많이 짓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책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정책을 재고하고 10년 임대아파트 등 중소형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을 도심권 역세권에 대폭 확충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통계청에 따르면 1~2인 가구 비중이 2010년 43.4%에서 2020년 47.1%, 2030년에는 51.8%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1인가구는 수도권에 44%가 몰려있는데다 이중 60% 이상이 주택구매력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면 집값은 언제 반등할까?
정상적인 주택시장 상황에서 집값이 반등하려면 가장 먼저 투자수요가 살아나야 할 것입니다. 투자수요가 살아나려면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전제조건으로 우선 경기불안 심리가 진정되고 체감경기가 살아나 실수요자들이 주택에 대한 구입태도와 구매력이 지금보다 높아져야 합니다. 투자수요가 집을 사서 시세차익을 얻으려면 실수요자들이 추격매수를 해야 하니까요.
이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완화,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재건축 활성화 등 MB정부의 규제완화 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집값 기대심리가 살아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세난에 입주물량 감소까지 겹쳐 전세대란이 발생하고 장기화될 경우 투자수요가 살아날 것입니다.
저 포함 부동산시장에 오래 몸담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부분 2010년 4분기가 바닥 또는 무릎으로 살 수 있는 매수타이밍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에선 2011년까지 시장 상황이 나아지긴 힘들 것이므로 20011년 하반기 이후 구매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당분간 불확실한 주택시장 상황이 계속되겠지만 2011년 봄 이사철(3, 4월)에 집값 반등여부가 결판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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