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첫 단추 낀 ‘개포주공’ 재건축..시장 반응은 ‘무덤덤’

웃는얼굴로1 2011. 7. 27. 01:18

- 4월 반짝 거래 뒤 급매물 위주로 가격 낮춰 계약..양도소득세 중과 완화가 오히려 영향줄 듯

 

지난 4월 개포지구단위계획안이 서울시에서 통과된 뒤 개포주공 아파트 인근에 플래카드가 걸린 모습.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단지 재건축사업이 첫 단추를 끼웠다. 개포주공 2~4단지가 최고 35층, 6258가구로 바뀌는 재건축안에 대한 세부개발계획이 오는 29일부터 주민공람절차에 들어간다. 6400여 가구로 새로 지어지는 개포주공1단지까지 더해지면 이 일대가 1만3000여 가구에 달하는 강남의 `미니 신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니 시장반응은 무덤덤하다. 공람절차는 모두 알고 있는 일정인데다 재건축의 첫단추 격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양도소득세 중과완화 조치에 대한 기대가 다소 나타났다. 주민들은 노후한 주거여건을 빨리 개선하기 위해 재건축이 속도를 내길 바란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통과 때와 마찬가지로 반짝 상승에 그칠지 부동산 시장 회생의 불씨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월 반짝 뒤 급매물 위주로 가격 낮춰 계약..재건축 활기 '글쎄'

26일 서울부동산광장이 제공하는 실거래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시 개포지구 재건축안 발표 이후에도 개포주공 아파트는 급매물 위주로 가격을 낮춰 계약되는 모양새다.

 

주공1단지 전용 49.56㎡는 2분기(4~6월)에 3건 계약됐는데 유사층인데도 각각 9억5000만원, 9억4000만원, 9억500만원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같은 평형이 6월 들어서 두 달 전에 비해 4500만원이 싸게 팔린 것이다.

 

특히 6월 들어서는 바닥시세로 판단하고 계약이 늘어나기도 했다. 주공 4단지 전용 42.55㎡는 4월과 5월에 각각 7억5000만원, 7억1500만원으로 한 건씩 매매계약이 완료됐다. 6월에 7억~7억1000만원대로 3건의 계약이 성사된 것과 대비된다.

 

이후 거래건수도 다시 주춤해지는 양상이다. 개포주공1~4단지의 경우 7월 말 현재 거래건수가 13건이다. 올 6월 22건에 비해 거래량이 다시 절반 정도에 그친 것이다.

 

현장에서도 관망세를 지키다가 마침내 매매가 이뤄졌지만 지속적이진 않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개포주공 3단지 인근 S중개업소 대표는 "주민공람이야 절차이행 단계로 이미 알고 있는 일정이다. 급매물로 1~2개씩 빠지니 가격이 3000만~4000만원씩 반등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휴가철도 다가오고 시세가 바닥이란 생각에 관망하다가 가격을 낮춰 팔린 것으로 이번 주 들어서서 또다시 소강상태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영구적으로 완화할 전망이라고 밝혀 이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주택자에게 50~60%에 이르는 중과세 대신 일반세율(6~35%)로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고 강남 다주택자들을 움직였다는 반응이다. 개포주공 2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조치 하겠다는 정부발표 이후 실제로 작은 평형 위주로 계약이 수 건 성사됐다"며 "주민구성이 원주민은 20%도 채 안되고 1~2채씩 가진 다주택자들이 많은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아쉬운 부분을 감수하더라도 대체로 재건축이 빨리 진행되는 편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주공 2단지 한 조합원은 "수도관이 전부 좁아져서 수압도 약하고 녹물도 나와 보수 유지비가 상당하다. 난방효율도 떨어져서 난방비도 만만찮다"며 "용적률도 많이 높지 않은데 기부채납, 소형아파트 의무비율 등 불만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빨리 추진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포지구가 강남 재건축의 뇌관이라는 점에서 사업이 본격화되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변수가 많다는 의견이다. 특히 대출금리 상승과 맞물려 있고 아직 재건축 초기단계라는 점에서 제한적 영향을 예측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소장은 "개포2주공 2~4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장기적으로 강남 주변의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주겠지만 공람자체는 재건축의 시초단계이다"며 "조합설립인가, 관리처분 등의 의미있는 단계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개포지구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