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19 09:39 최종수정 2010-04-19 12:30
![]() |
[중앙일보 박일한] 지난 4월12일 성남3계 경매법정.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건영아파트 195㎡가 6억95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2억5000만원으로 세 차례 유찰된 후 낙찰률 56%에 주인을 찾은 것. 반면 이날 경매 매물로 나온 감정가 7억6000만원의 분당구 서현동 삼환아파트 130㎡는 또다시 유찰됐다. 이 물건은 감정가의 64%인 4억8640만원에 오는 5월 다시 경매에 나온다.
경매시장에 매물이 늘어나고 낙찰가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새로운 투자의 기회가 되고 있다. 시장에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어 시세보다 확실히 싸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떨어지는 낙찰가율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2.47%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9월 90.46%까지 올라갔다가 6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단독주택 하락폭은 더 크다. 지난해 9월 90.80%까지 상승했던 게 3월 78.43%로 떨어졌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요즘은 워낙 매매시장이 좋지 않아 경매시장에서도 웬만큼 싸지 않으면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에서 경매에 처음 나온 신건이 낙찰되는 경우는 올 들어 크게 감소한 상태다. 수도권 아파트 신건 낙찰건수는 올 1월 28건, 2월 20건, 3월 32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었던 지난해 8월(103건), 9월(139건)은 모두 100건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건 낙찰이 줄어들어 유찰물건이 늘어나고 낙찰가율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경매시장을 통해 내집마련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가 많다.
상반기까지는 신건이 더 늘어나고 유찰 건수도 증가해 경매 물건이 급증할 전망이어서다. 이렇게 되면 한동안 낙찰가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정민 팀장은 “경매시장에 당분간 매물이 늘어나고 낙찰가율이 떨어질 전망이니 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지키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고가 낙찰 주의해야
최근 부동산 매매시장에서는 급매물이 많기 때문에 시세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투자해야 한다. 자칫 낙찰을 받았어도 매매시장의 급매물보다 비싸게 낙찰가를 썼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예컨대 지난 2월11일 감정가 7억8000만원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현대 아파트 102㎡형은 6억5800만원, 낙찰가율 84.5%로 낙찰됐으나 오는 4월22일 다시 경매에 나온다. 낙찰자가 고가 낙찰로 인해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 아파트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6억6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경매가 매매시장의 매물과 비교해 큰 장점이 없는 셈이다.
특히 최근 매매시장이 급변하는 만큼 응찰자도 경매물건에 대한 적정 입찰가를 쓰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니 간혹 가장 많은 금액을 써서 낙찰된 사람과 두 번째 많은 금액을 쓴 사람과 격차가 수억원까지 하는 경우도 많다. 낙찰자는 굳이 무리하게 많은 금액을 쓰지 않아도 당첨이 됐을 텐데 무리했다가 손해를 본 셈이다.
미래시야 강은현 이사는 “최근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1등과 2등의 차이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는 경우가 많고, 한 달 사이 낙찰가율이 급락하고 있어 자칫 잘못 낙찰 받았다가 고가 낙찰로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소장은 “시장이 침체될수록 일반 매매시장의 급매물의 가격이 간혹 경매에서의 낙찰가보다 싼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매매가에 대한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한 후 입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폭이 큰 지역은 지금이 호기일 수도
언제나 그렇듯 지금이 오히려 경매투자의 호기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매물이 늘어나고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있어 원하는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경매시장에서도 주의 깊게 매물 동향을 봐야 하는 부동산은 수요가 탄탄한 수도권 내 역세권 소형아파트다. 또 소형주택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는 빌라나 다세대 주택 등도 유망하다. 최근 오피스텔, 원룸텔 등이 인기를 끌고 전세 부족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등 소형주택은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역발상 전략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다. 수도권 중대형 주택이 당장은 공급이 몰려 시세 하락폭이 크지만 자금여유가 있어서 길게 본다면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메리트 박미옥 본부장은 “50% 정도까지도 떨어진 매물이 나오는 등 낙폭이 큰 버블세븐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가 오히려 지금 경매로 잡아놓으면 가장 유망하다”며 “시장이 회복이 된다면 낙폭이 큰 지역에서 잡은 부동산이 가장 큰 수익을 남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본부장은 “실수요자라면 입맛에 맞는 물건이 있으면 적극 나서되 고가 낙찰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목적이라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다. 상가, 오피스텔, 고시원 등을 경매로 싸게 매입해 임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은현 이사는 “1기 신도시 등 이미 기반시설이 안정적으로 갖춰진 곳에서도 개인적 사정으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20% 정도 싸게 매입해 7~8%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다 나중에 매매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다만 “투자자라면 좋은 경매 물건을 잡아도 시장 침체로 당분간 매매를 통해 현금화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공매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값싼 경매 단독주택은 ‘효자 부동산’ (0) | 2010.08.29 |
---|---|
[스크랩] 월급은 생활비, 집 장만은 경매로 (0) | 2010.08.29 |
[스크랩] 임대사업 나서기 전 알아야 할 5가지 (0) | 2010.08.29 |
[스크랩] 부동산 버블 논란기에 주목해야할 4가지 테마는 (0) | 2010.08.29 |
[스크랩] 부동산 버블논란기에 투자 하는 법 7가지 (0) | 2010.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