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
8·29 대책 한달 부동산시장 회생기미 안보여
"어휴, 뭐 달라진 게 있겠습니까. 상황은 나아진 게 없네요." (송파구 잠실 S공인 대표)
정부의 8.29 대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다는 일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연휴 이후 첫 주말 현장 분위기는 썰렁했다.
추석 연휴 직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중개업소들은 상당수가 문을 닫았으며 영업중인 업소들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아파트값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수심리가 워낙 얼어붙어있어 대책이 큰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게 중개업소들마다 공통된 반응이었다. 10억5000만~10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던 잠실주공5단지 113㎡는 연휴 이후 오히려 호가를 500만원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대책 발표 전과 비교해 시세 변동이 없었다. 이 아파트 101㎡ 매매가는 대책 발표 전과 비슷한 8억9000만~9억원 선. 인근 T공인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가 살아나고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49㎡는 연휴 직전 2000만~3000만원 오른 9억1000만~9억3000만원에 일부 매물이 팔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대책 효과'라기보다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 공람 등의 이슈가 나오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려 예외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어낸 케이스라는 것이 지역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실제 이날 42㎡의 경우 연휴 직전보다 호가를 500만원 내린 7억75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총부채상환비율(DTI) 폐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반대 급부'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용산과 목동 일대도 대책의 약발이 없긴 마찬가지. 용산 한강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중개업소 가운데 절반 정도는 굳게 문을 닫고 있었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차피 거래도 거의 없을텐데 남은 연휴나 마저 보내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용산 한강로 일대는 소형 오피스텔 전세 거래가 주로 이뤄질 뿐 아파트 매매 거래는 극히 드물다. 한강로 S공인 김모 대표는 "연휴 이후 전세 문의는 늘었지만 매매 문의는 거의 오지 않고 있다"며 "집주인들은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면 가격을 내리지 않은 채 눈치만 보고 있고 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매매거래 침체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강로 N공인 박모 대표는 "매매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전세쏠림'이 생겨 오히려 서민들이 고통받을 수 있다"며 "한시적 대책이 아니라 좀 더 장기적이고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반기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에 대한 대기 수요도 늘어 거래가 더 안되는 상황"이라며 보금자리주택의 장기적인 시기조절을 주장하기도 했다.
양천구 목동은 아예 매매 거래가 실종된 분위기다. 오목교역 인근의 M공인 관계자는 "DTI가 완화됐다지만 대세 하락기에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데 누가 무리해서 빚을 더 내 집을 사겠느냐"고 반문하며 "목동은 학군에 따른 전세 수요만 넘치고 있고 매매 거래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거래가 더욱 침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기존 아파트시장의 거래가 막히면서 덩달아 신규청약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선 '용산 더프라임'과 '독산동 한양수자인' 등 2개 단지가 청약접수를 받았지만 모두 1순위에서 대거 미달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월간 단위로는 올 최대 물량인 3만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지만 예상과 달리 대책 약발이 떨어지자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공급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신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 4주 부동산 뉴스클리핑 (0) | 2010.09.26 |
---|---|
순항하던 한국 경제 `가시밭길' 걷나 (0) | 2010.09.26 |
상가 분양시장, “입지는 기본, 혜택은 덤” (0) | 2010.09.24 |
서울시내 반지하주택 사라질듯 (0) | 2010.09.24 |
9월 3주 부동산뉴스클리핑 (0) | 2010.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