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가을 부동산시장 상승? 하락?

웃는얼굴로1 2010. 9. 24. 13:07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ㆍ29 대책이 나온 지 한 달, 시장반응은 시큰둥하지만 추석 이후 시장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도 교차한다.

과연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변화할까. 우리나라는 일년에 봄, 가을 두 번의 이사철이 있다. 신학년, 신학기 수요와 일치할 뿐만 아니라 공교롭게도 전통 명절인 설, 추석과도 겹친다. 학군이 뛰어난 강남권으로 진입하는 수요가 몰리고 설, 추석을 전후한 계절수요로 인해 시장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우선 추석 전 시장상황을 정리해보자. 매매값 하락-전셋값 상승이라는 큰 틀 속에 거래 부진은 극에 달했다. 대형 약세-소형 강세, 아파트 약세-연립ㆍ다세대 강세 현상도 목격됐다. 중소형 빌딩, 오피스텔 등 틈새상품은 탄력을 받았다. 경기 침체, 투자심리 위축, 거래 부진 속에 상품별 차별화 장세가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8ㆍ29 대책의 여파로 떠돌던 급매물이 사라지고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상승 반전한 점은 변화의 단초다.

그렇다면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5가지 변수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물론 모든 변수의 영향력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변수마다 시차와 지속성의 차이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투자심리는 단기적, 인구변화는 장기적 영향을 미치며 투자심리는 정책의 종속변수다. 정책은 규제에서 완화로 기조가 전환돼 정부 차원의 '부동산살리기'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과거의 행태로 보면 정책의 효과가 미미할 경우 추가 규제 완화책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금리는 상승할 수 있지만 제한적인 만큼 시장 지배력은 떨어질 것이다.

수급은 공급물량이 급격히 감소해 내년 이후에는 전세금-매매가의 동반상승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글로벌 위기만 없다면 실물경기 상승세가 내년 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투자심리는 8ㆍ29 대책의 영향으로 호전되고 있으며, 700조원이 넘는 시중 부동자금의 이동도 빨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하락요인보다는 상승요인이 다소 우세한 만큼 주택시장은 올 하반기에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이러한 상승은 일시적 반등에 그칠까.

장기예측 모델인 벌집순환모형에 따르면 새로운 장기 사이클의 출현도 기대된다.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불황기를 지나 내년에는 가격보합, 거래량 증가의 회복진입기 단계로 접어들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거래량이다. 주택거래량이 평균수치로 정상화되지 않으면 경기 회복은 멀어진다. 시장 향방의 열쇠는 거래량이 쥐고 있다. 실수요자의 지표이자 매매가의 선행지표인 전셋값 급등과 투자상품의 대장주인 재건축의 상승 반전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그렇다면 매수적기는 지금부터 내년 초가 아닐까. 무주택자는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임대 및 중소형 분양아파트와 역세권의 연립ㆍ다세대주택을 매입해 보자. 수도권에서 서울로, 강북에서 강남으로,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시점으로도 적절하다. 다주택자는 내년 3월 이후 추이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결론이다.

[고종완 고려대 공학대학원 도시개발ㆍ자산관리과정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