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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 선봉… K리그 넘어 프리미어리그로"

웃는얼굴로1 2018. 3. 29. 12:41

[글로벌 점프! 강소기업이 떴다] [16] 중견제약사 동구바이오제약

의약품에서 줄기세포 화장품 등 바이오 제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조용준 대표 맡은 뒤 매출 4배

"코스닥 상장 때 들어온 자금 가운데 절반 정도인 147억원을 올해 연구개발(R&D)에 쏟아붓겠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본사에서 만난 조용준(52)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평소 3배에 달하는 R&D 투자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을 지금의 두 배인 2020억원으로 끌어 올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국내 피부과 처방의약품 시장 1위, 비뇨기과 처방의약품 9위인 중견 제약사다. 거래하는 병·의원은 전국 피부과 1224곳 중 64%, 비뇨기과 1010곳 중 59%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1011억원, 영업이익은 133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1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올해부터는 치매치료제 '콜린' 위탁 생산을 비롯해 201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회용 줄기세포 추출 키트 '스마트엑스', 기능성 줄기세포 화장품 '셀블룸' 등 바이오 제품이 새로운 성장동력 역할을 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30대에 대표… 12년 만에 4배로 키워

동구바이오제약은 48년 전인 1970년 조 대표의 아버지 고(故) 조동섭 창업주가 설립한 동구약품으로 출발했다. 선발 업체들이 시장이 큰 위장약 등 내과 분야를 선점한 상황에서 동구제약이 노린 틈새는 비뇨기 계통 의약품이었다. 선진국처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대부분의 비뇨기과가 피부과 진료를 겸하던 당시 분위기 덕에 자연스레 회사의 전공은 피부과와 비뇨기과가 됐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구바이오제약 본사에서 조용준 대표가 기능성 줄기세포 화장품 ‘셀블룸’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구바이오제약 본사에서 조용준 대표가 기능성 줄기세포 화장품 ‘셀블룸’을 소개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70~80대 경영자가 즐비한 제약업계에서 조 대표는 서른아홉이던 2005년 말 대표에 올랐다. 아버지 조 창업주의 건강이 갑작스레 나빠지면서 20대 중반부터 경영에 참여한 지 10여 년 만이었다.

'젊은 피' 조 대표가 키를 잡은 동구제약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매출액은 2005년 246억원에서 2010년 770억원까지 치고 올랐다. 수십 년 된 인기상품 한두 개에 의존하는 다른 제약사들과 달리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신제품 개발에 나선 게 주효했다. 조 대표는 "그때까지 화장품에만 쓰던 보습 성분을 피부 연고에 적용했더니 의사들로부터 호평이 쏟아졌다"며 "출시 다음 해인 2009년부터 독일 오리지널 제품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무게 중심을 수익성으로 옮겼다. 위탁 생산 부문에서 거래처를 늘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고, 공정개선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원료 손실, 공정 중복 같은 각종 비효율을 없애며 이익률을 높였다. 고가 피부과 처방약 판매도 급증하면서 한 자릿수이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3%까지 높아졌다.

바이오가 신성장동력, 해외 비중도 10%로

조 대표는 2014년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선택하고 회사 이름도 동구제약에서 동구바이오제약으로 바꿨다. 현재 회사 전체 매출에서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의약품(66%), 위탁 생산(31%)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사업 확장 속도는 빠르다. 스마트엑스를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 기술이 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2014년 인수한 R&D 전문 자회사 노바셀테크놀로지의 아토피 치료제는 하반기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이달 초에는 치매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업체 디앤디파마텍 지분 8%가량을 31억원에 인수하며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현재 2~3%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2020년까지 10%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조 대표는 "말만 앞세우는 게 아니라 이미 준비가 다 됐다"며 "스마트엑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과 EU(유럽연합)의 유럽기술인증(CE)을 받았고 (줄기세포 화장품) 셀블룸도 홍콩과 중국 등으로 판매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직원들에게 축구로 치면 K리그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를 상대로 뛰는 프리미어리그 팀이 되자고 말한다"며 "올 초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을 발판 삼아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속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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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6/2018032600018.html#csidx472089180ba7fc1a723b0d0f497afc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