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10개 질환 신약물질 1090개 가운데 암신약 346개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진행하는 신약개발 가운데 항암분야가 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시장은 아직 완치제가 거의 없어 기술력만 있으면 기술이전이 쉽고 세계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훌쩍 넘어 개발에만 성공하면 '대박'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행한 '한국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분석'(연구원 이민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 기준 '종양' 타깃 신약물질 수는 '후보물질 발견' 단계와 '임상' 단계 등 통틀어 총 346개로 집계됐다.
이는 상위 10개 질환의 신약물질 1090개 가운데 32%를 차지했다. 아울러 대사질환환을 대상으로 한 신약개발은 142개(13%), 중추신경계 질환은 132개(12%), 감염질환은 112개(10%), 면역질환은 81개(7.4%)로 그 뒤를 이었다. 여러 타깃질환을 갖고 있는 하나의 신약물질의 경우 각각 별도 신약물질로 합산됐다.
특히 신약개발의 첫 단추인 '후보물질 발견' 단계에서 '종양' 타깃 신약물질 수는 전체 질환 신약물질들 중 무려 42.9%의 비중을 차지해 최근 항암신약개발에 뛰어든 기업이 급증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전임상(동물실험)과 임상1~3상 중인 신약물질들 중에서도 '종양' 신약물질 비중은 각 단계별로 20~30%대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 22일 '2017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 결과'를 공개하며 지난해 승인된 임상시험 658건 가운데 항암제가 전년보다 24% 늘어난 251건을 기록했다고 밝혀, 항암신약 개발 열풍을 시사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항암제가 최근 기존 화학합성신약에서 바이오신약으로까지 개발 트렌드가 확장됐기 때문에 개발 참여기업과 건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항암제는 전통의 화학합성신약과 표적항암제 외에도 최근 급부상하는 면역항암제,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이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유전자 조작이 이뤄진 면역항암제 계열 '카티'(CAR-T)는 지난해 8월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시장에도 개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카티'는 거의 완치가 가능한 혈액암 치료제 계열로 꼽힌다. 국내 기업 유틸렉스와 앱클론, 바이넥스, 바이로메드, 바이오큐어팜, 녹십자셀 등이 기존 '카티' 치료제 대비 부작용을 줄이거나 효과를 높이는 방식의 신약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대부분 후보물질 발견 단계나 전임상 과정에 있다.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했을 때 큰 효과를 내는 '항암바이러스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제 '펙사벡'은 4~5월 중국 임상3상 개시 예정으로 글로벌 임상3상이 탄력을 받게 되면서 상용화에 한발짝 다가섰다. 앞으로 허가를 받게 되면 다국적제약사 암젠의 '티벡'(상품명 임리직)에 이은 두번째 항암바이러스제가 될 전망이다.
최신 면역항암제 계열인 '면역관문억제제'는 유한양행(앱클론 공동)과 와이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등이 후보물질을 도출한 상태다. 유한양행의 자회사 이뮨온시아가 국내 최초로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한미약품과 종근당, 동아에스티(에이비엘바이오 공동) 등은 다른 면역항암제 계열 '이중항체' 신약개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을 위한 투자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국적제약사들과 경쟁하는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정부의 투자 확대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l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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