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점프! 강소기업이 떴다] [13] 주름개선제 강자 '메디톡스'
액상형 '이노톡스' 세계 첫 개발… 元祖 앨러간에 기술 수출도
60국 진출… 中엔 판매허가 신청 "목표는 매출 1조, 시가총액 10조"
"1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해외 시장 공략이 로켓처럼 가속도가 붙을 것입니다. 오는 2022년 매출 1조원, 시가총액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뛰겠습니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만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2월 초 중국식품의약처(CFDA)에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주름개선제 판매 허가 신청을 했다"면서 "이르면 내년 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00년 주름개선제 개발 기업 메디톡스를 창업해 보톡스로 유명한 앨러간 등 쟁쟁한 해외 기업들에 맞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 ▲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서울 본사에서 자사의 주름개선제 수출 제품인 뉴로녹스(메디톡신의 수출명)의 대형 모형을 들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지난 2014년에는 희석이 필요 없는 액상형 주름개선제인 '이노톡스'를 세계 최초 개발해 주름개선제 원조(元祖) 기업인 앨러간에 4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기존 강자들을 따라 하기만 했다면 복제약 기업에 머물렀겠지만 한발 앞서는 기술력을 확보해 R&D(연구개발) 기반의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작년 매출 1812억원, 영업이익 902억원으로 2011년 이후 6년 연속으로 최고 실적 경신을 이어갔다. 현재 60국에 진출해 매출의 약 70%를 수출로 올린다.
◇국내 보톡스 박사 1호의 집념
정현호 대표는 국내 보톡스 박사 1호로 통한다. 보톡스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90년대 초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보툴리눔'이라는 독소(毒素)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 대표는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원을 거쳐 선문대 교수로 재직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IMF 외환 위기로 기초과학 연구 지원이 대폭 줄면서 보툴리눔 연구도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그는 고민 끝에 창업을 선택했다. "대학 후배가 '미국에서는 형이 연구하던 보툴리눔으로 주름개선제를 만들어 판다'고 했던 말이 기억났습니다. 미생물 독소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고사 위기에 처한 연구를 살리기 위해 과감히 도전했죠."
정 대표는 창업 초기 1년 동안에는 투자금을 구하느라 연구실에 있을 시간조차 없었다. 직접 연구 논문을 들고 백방으로 뛰었지만 신생 벤처에 선뜻 투자할 곳을 찾기 어려웠다. 그는 "국내 상위 제약사들로부터 번번이 투자를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다행히 벤처투자회사들로부터 200억원가량 투자를 받아 충북 오송에 공장과 연구소를 세웠다. 창업 6년 만인 2006년 보톡스와 효능이 같으면서 가격은 절반 수준인 메디톡신을 출시했다. 정 대표는 "환자 얼굴에 직접 주사를 놓는 메디톡신은 안전성 우려 때문에 병원 공급처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며 "영업 사원들이 자신의 얼굴에 메디톡신을 맞고 의사들에게 효능을 보여줄 정도로 절박했다"고 말했다.
메디톡신은 가격 경쟁력과 보톡스 못지않은 효능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 회사는 2007년 볼리비아 첫 수출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했고 2009년에는 출시 3년 만에 앨러간을 제치고 국내 판매 1위에 올랐다. 현재 메디톡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로 앨러간에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R&D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후발 주자인 메디톡스가 빠른 시간에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생물학과 교수 출신인 정 대표의 R&D 투자가 뒷받침됐다. 정 대표는 회사 설립 후 매년 매출의 15%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그는 "다른 건 몰라도 R&D 관련 서류 결재는 가장 먼저 처리한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3종류의 주름개선제를 출시한 데 이어 10여 종의 바이오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00억원을 들여 경기도 광교에 신약 개발을 위한 R&D센터를 새로 지었다.
정 대표는 "아직 미국·유럽 시장에 진출하지 못해 글로벌 전체로 보면 점유율이 10%도 되지 않는다"며 "미용 위주의 국내 시장과는 달리 치료 수요가 더 많은 선진국 시장 공략을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4/2018030401760.html#csidxc99d597d8017560b88b2d3048eda4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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