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박원갑]‘100-나이 법칙’, 나에게 맞을까?

웃는얼굴로1 2018. 1. 4. 16:02

일반적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은 나이가 젊을수록 비중을 늘리고, 나이가 들수록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젊었을 때에는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만 나이가 들면 그렇지 못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연령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설정하는 '위험자산=100-나이 법칙이라는 게 많이 회자된다. 예컨대 올해 나이가 55세인 A씨가 1억원의 여유자금이 있을 때 수익위주의 위험자산은 45%(100-55)으로 낮추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은 안전자산은 55%으로 올리는 구조다.

 

하지만 이 법칙이 모든 상황에 관계없이 적용되는 만능법칙이 될 수 있을까. 때로는 나이에 따른 분류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성향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예컨대 결혼을 1년 앞두고 있는 20대에게 5000만원의 여웃돈이 있다고 가정하자. ‘나이 법칙상으로는 전체의 80%를 위험자산, 나머지 20%를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따를 수 없다. 오히려 여윳돈 모두를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안전자산에 묻어둬야 한다. 나이법칙을 따르기 위해서는 자금 계획상 돌발변수가 없어야 하고 장기간 묻어둘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여윳돈과 필수자금의 구분이 쉽지 않다. 살다보면 갑자기 아파트에 당첨되어 여웃돈을 계약금으로 넣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잔금을 내기 위해 월급을 저축해야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 계획이 이내 흐트러진다.

 

또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위험을 꺼리는 사람이라면 나이가 젊어도 위험자산 비중을 낮춰야 할 것이다. 위험을 즐기는 중장년층은 당연히 위험자산을 높이는 게 좋을 것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예상과는 달리 고령자들이 젊은 층보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더 투자를 많이 한다. 고령자들은 고도 성장기에 주식투자로 돈을 불려본 경험이 있는데다 축적한 투자 재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 붕괴이후 태어난 젊은 층은 투자 마인드 자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투자할 돈도 없다. 이른바 나이법칙의 역설이다.

 

위험자산에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지식이다. 은행예금 같은 안전자산은 별다른 지식 없이도 비중 확대가 가능하다.

 

나이가 아무리 젊어도 해당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없이 위험자산을 늘리는 행위는 도박이나 다름없다. , 위험자산은 무턱대고 늘렸다가는 자칫 재산 탕진으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은 뒤 뛰어들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