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동산 관련)

[비즈 르포] "한방 제대로 맞았네요"..'8·2 대책' 수위에 강남도 강북도 '당혹'

웃는얼굴로1 2017. 8. 4. 14:37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세네요. 이 정도로 싸잡아 대책을 내놓을 거라곤 생각 못 했죠.”


한 시민이 2일 서울 대치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매물 안내판을 보고 있다. /최문혁 기자

예상보다 강한 ‘8·2 부동산 대책’에 한 방 먹은 서울 강남·북 부동산 시장이 깜짝 놀랐다. 강남 부동산 업계는 투기과열지구에, 투기지역으로 묶이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용산과 성동구 일대 등 일부 강북 지역도 강남과 같이 투기지역으로 묶인 것에 어리둥절하며 당황실색했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과열과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2일.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용산, 성동, 노원 등 11개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모두 해당하는 강남4구·용산·성동·노원 등 서울 11개구는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재건축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자금조달계획 신고 의무화 등의 규제는 물론, 담보대출 건수 제한 등 다른 지역보다 더 센 금융규제를 받는다.


대책이 나온 2일 서울 강남·북 중개업계는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과 거래 절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생각보다 강한 규제 때문에 시장이 위축될 것 같다는 의견도 공통됐다.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경우 최근 한두 달 사이에 2억원 가까이 오른 13억8000만원 정도에 거래될 정도로 오름세가 가팔랐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종합 규제를 모두 쏟아낸 터라 거래 시장이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개포주공1단지 전용 41㎡가 한 달 새 1억원 이상 오른 13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지만, 이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 포함돼 조합원 지위 양도가 힘들어지면 단기 투자자들은 빠지고 가격도 어느 정도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수공인 관계자는 “생각보다 강력한 규제 여파로 시장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상가 건물. 이번 ‘8·2 대책’으로 강남과 함께 투기지역에 포함된 용산 등 강북 일부 지역들은 예상보다 강한 대책 수위에 당혹해하고 있다. /이상빈 기자

용산을 비롯해 강남4구와 함께 투기지역에 포함된 강북 일부 지역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남과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는 것에 부담이 크게 느끼고 있다.


이촌동 부동산뱅크공인 관계자는 “용산이 강남과 같이 (투기지역에) 묶일 것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며 “이 정도로 강한 대책이면 당분간 거래가 끊길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 A공인 관계자는 “성동구 일대 부동산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갑자기 강남과 같은 급으로 묶여 규제를 받게 되니 부담이 된다”며 “성동구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과 관련된 개발 이슈가 아직 여럿 남았는데 이번 대책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 G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지역의 지분 투자를 해온 다주택자들의 투자 심리가 한풀 꺾이지 않겠느냐”라며 “강북의 다세대 주택도 대부분 3억원이 넘는 만큼 앞으로 자금조달계획을 신고해야 하는 부담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 발표 직후 매물이 나오는 곳도 있다. 이촌동 B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한강맨션, 현대, 왕궁아파트 등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재건축 규제를 고스란히 받게 됐다”며 “규제 전에 팔려는 물건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