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의 칼끝이 문재인 정부가 투기 수요 근원지로 지목한 ‘강남’과 ‘재건축 아파트’, ‘다주택자’를 겨누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장은 부동산 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수요 억제에 초점을 둔 이번 대책이 과거 집값 잡기에 실패했던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거의 닮아,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을 유도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물음표다.
◆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잡힐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 부동산 가격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과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한 투기 수요를 겨냥해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의도라고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 “이번 부동산 대책은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는 일종의 충격 요법”이라며 “재건축·세금·거래·청약 등 모든 분야에 다 손을 댄 전방위 대책이라 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명래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재건축은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수요가 많았다”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소였던 강남 재건축 시장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투기 수요가 가장 큰 문제였다”며 “실수요자는 정부 정책에 다른 타격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 강한 규제가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수석 부동산컨설턴트는 “그동안 과열됐던 재건축 시장은 일단 진정 기미를 보일 것 같다”며 “앞으로 대출 규제까지 나오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기 수요가 위축되면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전셋값 잡고 공급 늘리는 추가 대책 필요
최근 서울의 집값 급등은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린 것이 원인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저금리로 종잣돈을 빌린 후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집값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며 “이런 방식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려면 전셋값을 떨어뜨릴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감소해 가격이 내리겠지만, 장기적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주택 공급이 근본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는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수요를 억제하는 만큼 주택 공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 지역은 모두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낡은 주택이 많은 곳이 대부분”이라면서 “금융 규제나 과세로는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별 수급 상황을 고려한 주택 공급 정책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부동산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차이점은..지역별 3단계 차등 규제 (0) | 2017.08.03 |
---|---|
[8.2부동산대책]전문가 "초고강도 충격요법..당분간 하락 불가피" (0) | 2017.08.03 |
"종부세 빼고 다 나왔다"..'8∙2 대책'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 판박이 (0) | 2017.08.03 |
"주택거래신고제, 실수요자 부담 키워..임대확대론 서울 수요 감당 무리" (0) | 2017.08.03 |
얼마나 급했으면.."앞당긴 대책, 집값 과열 조기차단 의지" (0) | 2017.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