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예상보다 한 달 가까이 앞당겨 발표한 것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6·19 대책’을 내놓은지 두 달도 안 돼 서둘러 추가 대책을 발표한 이유는 통상 부동산 거래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에도 집값 오름세가 심상찮았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추가 대책을 예고한 뒤로 오히려 투기 수요가 집중돼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정부가 이번 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배경이 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 주보다 0.57% 오르며 올해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 상승률이 6·19 대책 발표 이전인 6월 첫째 주(0.45%)였다는 점에서 대책 약발이 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뿐 아니라 신도시와 경기·인천 아파트 매매가도 각각 0.15%, 0.10%씩 오르며, 가격 상승세가 서울 이외 지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분양시장도 마찬가지. 이달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 센트럴자이’는 3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9906명이 몰려 평균 56.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공급된 서울 민간 분양아파트 중 경쟁률이 가장 높다. 전매제한 등 규제 여파가 상대적으로 덜한 부산과 대구 등에선 수백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현장도 여럿 나왔다.
이와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열린 ‘일자리 창출·상생 협력 기업인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에게 “부동산 가격을 잡으면 피자를 쏘겠다”고 언급한 것도 정부가 추가 대책을 서둘러 준비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여름휴가를 냈지만 2일 출근해 대책을 발표했다.
시장 예상에 비해 대책이 빠르게 발표됐고, 규제 강도도 센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적어도 대책 발표 시점 측면에선 이번 대책이 최근 이상 과열을 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은 “‘8월 말 대책이 나오기 전에 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시장이 과열됐었는데, 대책 조기 발표는 이런 흐름을 차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대책 발표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빠른 데다 세금과 재건축, 청약 등 강도 높은 대책을 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집값 상승 흐름이나 거래가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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