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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변화가 키운 '불안감'..44% "정부대책 나온 후 결정"

웃는얼굴로1 2017. 7. 12. 21:08

[주택구매의향 및 부동산정책 설문] 주택 구매 꺼리는 이유 '가격부담 < 자금부족'.."언젠가 살 것"비중↑

 

정부가 발표할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상당수 주택 수요자가 구매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탓에 언젠가 집을 구매하겠다는 의향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구매하려는 이유로도 ‘가격 상승 기대감’이 많이 꼽혔다.

 

10일 머니투데이가 KB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주택구매 의향 및 부동산정책 선호도'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정부 대책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뚜렷했다. KB부동산 사이트 회원 4103명을 대상으로 한 주택 구매 시기에 대한 질문에 ‘정부 대책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4.2%(1814명)에 달했다. 지난 연말 설문조사에서 70% 넘는 응답자가 주택 구매 시기를 2017년 또는 2018년 이후로 특정한 것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30%가 안됐던 관망세가 45%까지 늘어난 셈이다. 설문 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올 하반기 집을 사겠다’는 답변은 16.2%에 그쳤다. 올 하반기 예상되는 입주물량 부담과 금리인상,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을 주택 구매 시기로 선택한 응답자도 ‘상반기’ 11.9%(490명) ‘하반기’ 15.2%(622명) 등 27.1%에 그쳤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집을 구매하겠다는 의향은 오히려 더 강화됐다. 설문 결과 ‘주택 구매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2.5%(511명)로, 지난 연말 조사(24.0%)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부동산 과열 진정책에도 집값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어느 때가 되건 집을 사긴 사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집을 사길 원하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37.6%(1542명)가 ‘더 넓은 주택으로의 이사’를 꼽았다. 이어 31.6%(1297명)는 ‘가격 상승 기대’를 들었다. 실거주상 편의와 시세차익 목적이 여전히 주택 구매의 주된 동기임을 보여준다. 이어 ‘임대주택 사업을 위해 주택을 추가 구매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6.0%(658명)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는 과반인 51.1%(2095명)가 ‘자금 부족’을 지목했다. 이전 설문조사에서 ‘가격 부담’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던 데 비해 이번엔 자금 마련이 더 큰 고민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으로 대출을 통한 주택 구매 자금 마련이 한층 어려워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 구매를 꺼리는 또다른 이유는 역시 가격 부담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32.4%(1331명)이 ‘집값 하락 우려’ 때문에 주택 구매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최근 2년여간 계속된 집값 오름세와 공급(분양) 증가가 집값 하락 부담감으로 되돌아온 모습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입주물량 증가와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정부 규제를 보면서 최대한 신중하게 주택 구매를 결정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금리인상보다 LTV·DTI 환원과 같은 정부 움직임이 주택 구매 심리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며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가 본격화하면 구매 심리는 한층 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린 만큼 대출규제 등 정부가 추가대책을 들고 나올 수 있다”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투자 수요는 물론 실거주 목적의 수요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엄성원 기자 airmast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