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지역)자료

부동산 훈풍 부는데..지방 공업도시는 찬바람

웃는얼굴로1 2017. 6. 9. 17:16

창원·울산 등 하락세 두드러져…중공업 업황 부진따라 미분양도 갈수록 늘어나

 

 

“지난해에는 아파트 전용 84㎡의 시세가 3억원 밑으로 떨어진 사례가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2억7000만~2억8000만원선 매물이 늘고 있습니다.”(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공인중개소 관계자 A씨)
  
전국 주택시장이 대선 이후 활황세를 뽐내지만 지방 산업 중심도시들에선 집값 하락세가 이어진다.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단독·연립주택 등 주택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5% 상승했지만 일부 영남지역 주택시장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영남권에서 대구가 0.07% 떨어졌고 울산과 창원이 각각 0.05%, 0.19% 내렸다. 이들 지역은 한국의 산업화 시기 섬유(대구)부터 중공업(창원) 조선(울산) 등 산업중심지로 발전한 곳이다.
 
KB국민은행은 울산과 창원 주택시장은 조선·중공업 업황 부진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신규공급이 늘면서 하락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대구는 공업시설 밀집지역은 아니지만 신규공급이 과도하게 늘면서 가격하락을 이끌었다는 지적이다. 해당 지역은 섬유산업 이후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특별한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낙폭이 큰 지역은 창원 성산구로 한 달 새 0.32% 떨어졌다. 창원 진해구, 의창구도 각각 0.28%, 0.27% 내렸다. 중공업 업황 부진과 함께 미분양 폭탄을 맞은 모습이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창원시 미분양은 5437가구로 1년 새 6배 넘게 증가했다.
 
해당 지역들은 서울 핵심지역이 재건축 기대감에 힘입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구가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는 0.30% 급등했고 강동구와 서초구는 각각 0.29%, 0.26% 올랐다. 이들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시장은 서울과 온도차가 뚜렷하다고 입을 모은다. 재건축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시세도 타격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낙폭이 두드러진 해당 지역들은 외지에서 유입되는 투자수요가 적고 실거주 중심의 시장이 형성됐다. 투자수요 증가에 따른 시세 반등 가능성도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지역 부동산시장은 지역 실물경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며 “실물경기가 흔들리면 가격하락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해당 지역들은 서울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2013년 이전 일찌감치 가격 상승세를 구가했다. 이 때문에 조정국면에 진입하기도 쉬운 여건으로 분석됐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