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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거품?.. "주요국보다 낮아" vs "소득 대비 높아"

웃는얼굴로1 2017. 6. 8. 19:09

상승률 150개 도시 중 91위
“GDP 감안하면 2위” 반박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최근 서울 부동산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집값이 거품인가는 여전히 논란이다. 거품론자들은 소득 대비 집값이 높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세계 주요 대도시에 비해 서울의 상승률이 높지 않다고 반박한다.

 

한국감정원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주택가격지수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월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올해 5월은 105.5로 나타났다. 8년 사이 5.5% 상승한 것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 대도시의 금융위기 이후 집값 상승률은 훨씬 가파르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주택가격지수는 금융위기 이전 고점이던 2007년 2분기 277.3과 비교했을 때 올해 3월 375.2로 35% 올랐다. 살인적인 집값을 자랑하는 영국 런던의 주택가격지수도 2008년 9월 68.6에서 올해 2월 117.8로 72% 상승했다. 이에 지난해 런던에서는 한 현역 하원의원이 호수에 보트를 정박시켜놓고 숙식하는 일까지 일어나 화제가 됐다.

 

다른 지표들 역시 서울 집값이 높은 편은 아니라고 보여준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 ‘글로벌 주거 도시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년간 집값 상승률은 서울이 3.1%로 전체 150개 도시 중 91위였다. 난징(42.9%)을 비롯한 중국 대도시들이 상위권을 점령했고, 캐나다 밴쿠버(24.0%), 인도 첸나이(24.0%) 등도 10위권에 들었다.

 

또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발표한 ‘해외주택가격 동향 분석’ 자료에서 주요국 평균 주택 가격이 캐나다 4억8500만원, 미국ㆍ영국 3억2000만원인 데 반해 한국은 2억8300만원으로 조사 대상 8개국 중 가장 낮으며, 변동폭도 안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조사는 곧장 비판받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해 집값을 살펴보면, 한국의 집값은 1인당 GDP의 8.8배로 주요국 중 2위라고 반박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값은 17.3배로 세계 주요 도시 중 1위이며, 서울 전체 주택 가격으로 따져도 14.6배로 벤쿠버(16.1)와 도쿄(15.1)에 이어 높게 나타났다. 한국 수도권 역시 아파트가 11.7배, 전체 주택이 10.4배로 LA(8.0)나 뉴욕(6.1)보다 높았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집값만 오른다는 점도 문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의미하는 아파트PIR(Price to income ratio)지수가 서울에서 지난해 4분기 9.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9.4년 동안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만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