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투자

'낙찰가율 280%'..저금리에 '개미' 몰리는 LH 단지 상가

웃는얼굴로1 2017. 6. 2. 19:32

초저금리 시대..수익형 부동산 인기
1500가구 대단지로 고정 수요층 탄탄
가격도 주변 상가의 60% 수준 '매력'
5월 86개 단지 상가중 85곳 주인 찾아
낙찰가율 최고 280%인 곳도..'후끈'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살고 있는 박모(57)씨는 은퇴 후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릴 요량으로 상가 투자를 고려 중이다. 눈여겨 보고 있는 곳은 오는 8월 입찰 예정인 시흥 은계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내 상가다. 단지 규모가 1500가구여서 고정 수요층이 탄탄한데다 공급 예정 가격도 주변 상가 시세의 60% 수준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 박씨는 “상가를 낙찰받으면 유기농 반찬가게를 차릴지, 선식 가게를 내놓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대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 상품인 LH 아파트 단지내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LH 아파트 단지내 상가 낙찰률(입찰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지난해 2분기 67%에 불과했지만 3분기 100%, 4분기 92%에 이어 올 1분기 96%로 치솟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낙찰가가 예정가의 2~3배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저비용으로 최대 효과를…“잘 고르면 임대수익률 5~8%”

 

상가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2~24일 실시된 86개 LH 단지 내 상가 입찰 결과 98%인 85개가 주인을 찾았다. 낙찰된 85개 상가의 낙찰가율(공급 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163.85%를 기록했다. 당초 공급 예정가격이 2억원이라면 3억 6400만원을 써내야 낙찰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경기 화성 동탄 A69블록 101호는 예정가(2억 8300만원)의 3배에 약간 못미치는 7억 9281만원에 낙찰(낙찰가율 280.14%)돼 눈길을 끌었다.

 

LH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입주민을 고정 수요로 둔다는 점이 특징이다. LH 아파트는 대부분 단지당 600가구 이상에서 2000가구에 이른다. 이 같은 배후수요를 상대로 하는 만큼 일반 상가보다 안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층에 있는 단지 내 상가 매매가는 3.3㎡당 1900만원으로 나타났다. 복합상가(3.3㎡당 2700만원)나 근린상가(3074만원), 테마상가(4800만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2억~3억원을 투자하면 배후수요가 확실한 소형 상가를 살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도 눈여겨볼 만한 상품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LH 단지 내 상가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낙찰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5~8%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연 1~2%대의 예금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괜찮은 수익형 상가만 골라도 임대수익률이 예금 금리의 3~4배에 달할 수 있다”며 “이렇다 보니 LH 단지 내 상가에 관심을 보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알짜 상가 공급 몰려…“묻지마 투자는 금물”
 
LH는 올해 하반기 전국에 걸쳐 178개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중 78%인 138개가 의정부 민락2지구와 시흥 은계, 구리 갈매, 서울 오류 1블록 행복주택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방에서도 세종시(4개)와 경남 혁신도시(3개), 부산 명지국제신도시(8개) 등 공무원 수요가 받쳐주는 곳에서 분양이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LH 단지 내 상가의 경우 낙찰가율이 120~130% 수준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LH 단지 내 상가의 적정 낙찰가율도 140~150%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만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고 공급 예정가보다 2~3배 높게 가격을 부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낙찰가율이 200% 이상 넘어가면 수익률을 내려 해도 낼 수가 없다”며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 부채를 잡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서도 대출 규제를 할 가능성도 있어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입찰 에 앞서 사전 조사 역시 중요하다. 입찰 공고문을 꼼꼼히 확인하고 가능한 한 현장 방문을 많이 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상가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 투자자들이 상가를 일반아파트나 주택처럼 입지만 기준 삼아 투자하곤 하는데 이 같은 방법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상가 점포가 건물 입구와 얼마나 가까운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은 아닌지, 입주민들의 주요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