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의 빌딩] ‘건물의 얼굴’ 없는 류시원 빌딩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노른자 입지에 외관도 멋들어진 배우 류시원(45)씨 소유의 빌딩. 그러나 투자 가치를 파헤쳐보면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칩니다. 지금보다 매달 월세를 500만원은 더 받을 수 있는 입지인데, 왜 임대 수익을 못내고 있을까요.
류씨는 2008년 1월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주변 영동대로 이면에 있는 허름한 건물을 50억원에 샀습니다. 이듬해 류씨는 19억원을 들여 대지면적 451.5㎡, 연면적 1779.21㎡,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건물을 새로 지었습니다. 이 빌딩은 강남 노른자 땅에 있는데다 현대차 GBC(옛 한전부지) 개발과 영동대로 지하화 등 주변에 대형 개발 호재가 있어 입지가 좋습니다. ‘강남구 아름다운 건축상’을 수상하는 등 외관도 매력적입니다.
문제는 그가 1층에 벽 대신 기둥으로 건물을 받치는 설계방식인 필로티(Piloti) 구조로 신축해 1층 상가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이런 설계 덕분에 넓은 주차 공간을 확보해 오피스 임대 용도로는 안성맞춤이지만 건물 수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1층에서 임대수익을 전혀 얻지 못하게 됐습니다. 류씨가 이곳에 1층 상가를 만들었다면 주변 시세 등을 감안할 때 매달 3300만원 정도의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약 2800만원밖에 수익을 얻지 못합니다. 수익률이 낮아지면 건물 가치도 높게 평가될 수 없죠.
1층은 건물의 ‘얼굴’입니다. 1층이 어떤 업종이냐에 따라 건물 전체의 가치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상권이 좋은 곳에 있는 빌딩이면서 건물 전체 수익률이 높아도 1층에 중국집이 있으면 매수인이 꺼릴 가능성이 큽니다. 1층에 있는 중국집 때문에 건물 전체가 중국집 건물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고 건물에 기름때가 가득한 느낌을 줄 수 있죠. 반대로 옆 건물 1층에 커피숍이 있다면 중국집 건물보다 임대수익률이 낮아도 매각하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1층에 카페가 있으면 윗층도 임대가 더 잘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류씨는 필로티 구조로 지으면서 얻은 용적률을 지상층을 높이는 데 활용했지만, 이로 인한 이득도 크지 않아 보입니다. 3종 일반주거지역(건폐율 50%·용적률 250%)에 있어 가뜩이나 높은 용적률에 더해서 건물을 높게 올렸지만, 높게 올려도 임대수익이 낮으니 결국 소용없는 일이죠. 차라리 2종 일반주거지역(건폐율 60%·용적률 200%)에 지었다면, 건폐율이 10% 높기 때문에 주차장에 상가를 더해 1층을 좀 더 넓게 지을 수 있었을 겁니다.
이처럼 빌딩 투자의 성패(成敗)는 1층 활용에 달렸습니다. 주택이나 사옥용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임대 목적이라면 1층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1층 상가를 장기간 비워놓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깔끔한 업종이나 유명 프랜차이즈에 임대를 내주면 건물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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