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지역)자료

무(無) 규제가 부른 '자이더빌리지' 투기 거품…"고분양가 논란까지"

웃는얼굴로1 2017. 3. 2. 19:07

김포, 단독주택, 고분양가…. 어떤 키워드가 됐건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 것들이 아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 세가지 키워드를 함께 지닌 분양 현장이 평균 4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과 관련된 어떤 자격 제한도 없고, 당첨만 되면 분양권을 언제 어떻게 되팔아도 무관한 분양 현장이 한동안 잠잠했던 청약 투기를 불러일으켰다. 한 사람 당 5건까지 청약할 수 있게 한 조건은 허수 경쟁률과 청약 거품을 만들어냈고, 청약 거품에 가려진 고분양가는 계약자 부담만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GS건설이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에 공급하는 525가구짜리 블록형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에 28일 2만여명의 수요자가 청약했다. 단독주택에 주변보다 분양가가 비싼 단지인데도, 청약과 재당첨·전매 제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자 주택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투기 수요가 상당히 많이 몰려 ‘거품’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GS건설에 따르면 견본주택 개관 시간인 이날 오전 9시 전부터 수백명의 청약자가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고, 전날 밤에도 청약을 위해 줄을 서는 대기자가 있었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이용자는 “청약하러 왔다가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간다”는 글까지 올렸을 정도다.

자이더빌리지는 GS건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용지를 받아 리츠로 진행되는 최초의 블록형 단독주택 사업이다.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된 5개 단지, 525가구로 지어진다. 청약은 이날 견본주택 현장에서 진행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단독주택에 살고 싶은 실수요자들은 그동안 부지·건축·관리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대형 건설사가 단독주택을 공급하니 단독주택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보다 투기 수요가 대거 몰렸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단독주택 대단지라 희소성이 있고, 향후 김포도시철도 마산역이 개통되면 자이더빌리지 1~3단지가 초역세권 단지가 되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좋을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고, 청약 재당첨 제한과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단타 투자자들을 끌어들였을 것으로 파악된다. 또 전매제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당첨 시 계약금만 넣으면 언제든지 분양권을 팔 수 있다. 청약 신청도 1인당 단지별로 1건씩, 최대 5건까지 청약할 수 있어 중복 청약에 따른 거품이 많이 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청약 열기는 뜨거웠지만 막상 실계약이 이뤄지면 거품이 빠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 단지의 분양가가 5억원대에 달해 인근 단지보다 비싼 편이라 막상 투자가치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포시 풍무동 A공인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가 짓는 단독주택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나, 단지 가치는 이와 별개일 수 있다”며 “김포한강신도시의 입지가 여타 신도시와 비교하면 뛰어난 편이 아니라 투자가치가 크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진혁 기자 kinoey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