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부동산

21억에 산 빌딩 손도 못대는 원빈의 딜레마

웃는얼굴로1 2017. 1. 19. 18:10

[★들의 빌딩] 배우 원빈의 위험한 투자

 

입소문을 타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소위 ‘뜨는 상권’에 있는 빌딩이라고 해서 전부 유망한 부동산은 아닙니다. 해당 부동산의 용도지역은 어떻게 지정돼 있는지,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여 있지는 않은지, 건축 행위가 가능한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죠.

 

배우 원빈(40·본명 김도진)씨는 2014년 10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갤러리아 포레’ 인근에 있는 대지면적 231㎡(약 69.87평), 연면적 616㎡(약 186.5평),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을 21억원에 매입했습니다. 1991년 준공해 지은 지 25년이 넘은 낡은 건물이죠. 3.3㎡당 3000만원 정도 구입한 셈인데, 당시 시세보다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원빈씨는 성수동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이 빌딩을 산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공장 밀집지역이던 성수동은 최근 여기저기 카페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남으로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갤러리아 포레를 비롯해 고급 아파트 단지도 속속 들어서면서 환골탈태하는 명실상부 ‘뜨는 동네’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원빈씨는 빌딩을 매입한 이후 건물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기존 건물을 헐고 새로 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리모델링도 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 빌딩이 ‘뚝섬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에 포함돼 신축과 대수선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죠. 즉, 원빈씨 빌딩은 땅값 상승효과만 기대할 수 있고 적극적인 개발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굉장히 위험한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성수동 일대 땅값이 오르면서 원빈씨 소유 건물도 시세가 28억원까지 오르긴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현재 평가금액일 뿐이고 나중에 팔아봐야 최종 시세 차익을 알 수 있겠죠. 그보다 현재 건물 임대료가 높지 않아 매달 손에 쥐는 현금이 적고, 결과적으로 투자수익률은 떨어집니다.

 

차라리 그때 강남 빌딩에 투자하는 게 임대수익률과 시세 상승 양쪽 측면에서 더 좋았죠. 예를 들어 SES 멤버 유진(36·본명 김유진)씨가 2015년 23억5000만원에 매입한 강남구 청담동 빌딩은 현재 시세가 46억원에 육박합니다.

 

서울시는 뚝섬주변지역 특별계획구역 해제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만약 특별계획구역에서 해제되더라도 혜택을 크게 누리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원빈씨 빌딩이 접한 도로는 차 한 대가 겨우 다닐만한 폭 4m짜리 도로이며 일방통행 길이어서 일반인이 찾아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임차인을 유치할 때, 건물을 매각할 때, 상권이 확장될 때, 어떤 도로를 접하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원빈씨 빌딩은 도로 측면에서는 불리하죠.

 

결국 뜨는 동네, 뜨는 상권 성수동일지라도 성수동 전체가 투자하기 좋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넒은 도로를 접하고 있어 건물까지 진출입이 용이해야 하고, 주변에 상점이 들어갈 수 있는 나대지나 주택지 등 여유공간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신축이나 리모델링 등 개발행위가 가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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