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철오
부동산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가장 선전하고 있는 분야는 ‘도심형생활주택’ 그리고 ‘소형오피스텔’시장이다. 도심형생활주택은 대부분 원룸형 구조로 전용면적 5평내외로 구성되어 있으며 분양가가 1억원이 채 안되고, 목표수익률은 8~9%대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 수익률은 좀더 시장에서 운용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 적어도 6%이상의 수익률은 무난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심형생활주택은 나름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로 인해 시름을 더하는 시장이 있으니 이는 기존 다가주주택 소유자들이다. 주로 대학가 주변가나, 도심접근성이 양호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노후생활의 가장 최선책으로 공급되었던 다가주주택, 그러나 이젠 노후생활의 최선책이 아닌 애물단지로 변질될 우려로 인해 다가구주택 소유자들의 시름은 갈 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이유인 즉슨, 현 상태에선 임대료 수준이 그나마 유지되고 있지만 지역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도심형생활주택 공급으로 인해 날이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심형생활주택은 대부분 모든 편의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각종 인터넷시설, 에어컨 등등... 말이 도심형생활주택이지 소형오피스텔과 흡사하다. 주차문제가 다소 어려울 뿐이지, 독신세대가 살아가기엔 상당히 편리하다. 관리비 등이 기존 다가구주택 단지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깔끔하고, 교통요건 등이 편리한 도심형생활주택지에 살고자 하는 수요가 점차 증대하고 있다. 도심형 생활주택에 대한 인기가 높아갈 수록 노후생활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고 살아왔던 다가구주택 소유자들의 시름은 더해지는 것이다.
얼마전 만났던 고객분의 상담 사례를 통해 그 심각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정년퇴임 이후 분당 시범단지 아파트를 처분한 고객분은 노후 준비를 하기위해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각종 전문가들과 수차례 유료상담도 하고, 유망 물건 등을 추천 받았는 바 최종적으로 강북 지역에 10억대 다가구 주택을 매입했다고 한다. 물건외벽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깔끔했고, 현재 공실없이 임대차가 다 맞추어져 있어 수익률을 판단하는 데도 어렵지 않았다. 다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하자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겉이 번지르한 외형과 달리, 건물을 날림으로 공사한 결과 수도, 하수도 배관 보수공사로 인해 지속적인 관리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주변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급으로 인해 하나둘씩 공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임대료를 낮추고, 편의시설을 더 채워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어도 물건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가치가 더 없어지기 전에 적절한 매수자가 나타나면 당장이라도 팔고 싶다고 하셨다. 수익률을 맟추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지방으로 내려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그분의 말씀을 들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수요자측면에서 살피면 도심형생활주택의 공급으로 독신세대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이로 인해 마지막 노후대책의 수단으로 다가구주택을 통해 월세수입을 얻었던 어르신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다가구주택의 슬럼화가 진행된다면 이 역시 새로운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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