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매자료

경매 시장에 쌓이는 재건축 매물들

웃는얼굴로1 2010. 9. 12. 20:44

매일경제 | 입력 2010.09.12 14:27

 

높은 투자수익률로 관심 받아온 재건축 아파트들이 시장 침체로 거래가 막히자 법원 경매로 몰리고 있지만 경매에서도 유찰을 거듭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쌓이고 있다. 랜드마크 아파트들도 두 차례 유찰되는 등 법원 경매에서 소화되지 못한 물건이 늘고 있다.

12일 대법원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이달 중 강남권에서는 개포주공, 대치동 은마 아파트 등의 재건축 아파트가 10채 가량이 경매 법정에 선다. 대치동의 선경아파트와 국제아파트 등 재건축 호재와 실거주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단지들도 경매 대상이다. 지난달 한달에 5채가 경매로 나와 화제가 됐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3채가 유찰돼 다시 경매 법정에 나오며 감정가의 80% 수준으로 시세보다도 5억원 가량 싼 가격에 주인을 찾아 나선다.

개포동 주공 아파트도 1, 6, 7단지에서 경매 물건이 나온다. 이중 6단지 73㎡는 두 차례 유찰돼 이미 경매 개시 가격이 감정가보다 3억원 이상 낮아졌다. 이달 말 경매에 나오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두 차례 유찰을 거쳐 이미 감정가의 64% 수준이다. 은마 아파트의는 그동안 경매된 적은 많지만 두 차례나 유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05㎡ 아파트의 시세는 10억원 내외지만 7억6800만원에서 입찰이 시작한다.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도 13일 50㎡ 세대가 새로 경매 법정에 나서고 신천동 미성 아파트 58㎡는 이미 한차례 떨어져 감정가보다 1억2000만원 낮춘 가격에 입찰에 들어간다.

그동안 한강 르네상스의 수혜지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던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역시 두 차례 유찰된 가격에 경매에 나오기도 한다. 이달 20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106㎡와 광장아파트 184㎡가 나란히 감정가의 64%에서 입찰이 시작된다. 광장 아파트 103㎡ 역시 20일 신건으로 경매 대기 중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은마아파트, 여의도 한양 아파트 정도면 그간 1번 유찰될 경우 바로 매수자들이 붙던 단지들이었으나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으니 변경이나 취하되지도 않고 그대로 경매 법정에 쌓여있다"라며 "투자자들이 관망세라 등기상의 문제가 있는 아파트들은 거의 경매 법정에서도 외면당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가 일반 거래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법원 경매 시장에 쌓인 재건축 물건들은 단시간에 소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8.29 대책으로 호가가 움직였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보고 매수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재건축의 경우 대책 발표 직후 단지별로 호가가 1000만~2000만원 가량 상승했지만 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자 다시 가격이 원상복귀했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