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투자

신촌보다 임대료 싼 건대입구, 권리금은 2900만원 많아

웃는얼굴로1 2015. 12. 4. 07:35

서울 전체 평균 권리금 9007만원 강남대로 평균 2억3750만원 1위

업종별로는 수퍼·편의점이 최고권리금 회수, 강남 1.8년 신촌 4년

 

자영업자 A씨는 2009년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 건물 1층에 프랜차이즈 떡볶이점을 열었다. 분식점을 운영하던 전 세입자가 요구한 권리금은 2억8000만원.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영화관과 연결되는 대학로 핵심 골목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과 기존에 떡볶이를 판매해 온 설비가 갖춰진 점을 감안해 권리금을 냈다. 이후 A씨는 4년간 가게를 운영하며 권리금과 시설비를 모두 회수했다. 지난해 가게를 접으면서 새로 들어오는 향초전문점 업자에게 2억7000만원의 권리금을 받았다.

 

  

종로·명동·대학로·강남·잠실…. 서울 시내 주요 상권 중에서 가장 권리금이 비싼 지역은 어디일까. 서울시는 2일 강남대로 상가의 점포 1개당 권리금이 평균 2억3750만원(1층 기준)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시내 20개 주요 상권에 위치한 상가건물 176곳에 입주한 가게 1000여 곳의 권리금을 지난 6~7월 두 달간 조사한 결과다. 대학로가 있는 혜화동(2억2000만원), 롯데월드 등 대형 쇼핑몰이 밀집한 잠실(1억6944만원), 경희대·한국외국어대 등 대학들이 모여 있는 회기동(1억3000만원), 건대 입구(1억500만원)가 뒤를 이었다.

 

특히 건대 입구의 임대료는 2억4243만원으로 신촌(3억3260만원)보다 적지만 권리금은 2900만원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대로와 서초·신사동 상권을 합친 강남 지역 권리금은 평균 9875만원이었으며 서울 전체는 평균 9007만원으로 집계됐다.

 

유동인구 규모가 비슷한 상권 사이에서도 권리금 차이가 작지 않았다. 종로 상권의 평균 권리금은 강남대로의 4분의 1 수준인 5975만원에 그쳤다. 용산(4200만원)·신촌(7600만원) 상권의 권리금도 서울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권리금 회수에 걸리는 기간은 전체 평균 2.7년으로 조사됐다. 권리금 지급 후 영업을 통해 권리금만큼의 이익을 올리는 데 걸리는 기간이다. 강남권이 1.8년으로 가장 짧았으며 신촌·마포권 4년, 도심(종로)권 2.5년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권리금이 가장 비싸지만 가장 짧은 기간 회수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강남권 상가의 입지가 얼마나 우월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업종별로는 수퍼·편의점 등을 포함한 도소매업이 984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숙박 및 음식점업(9202만원), 스포츠·여가업(5000만원) 순이었다. 경기악화의 영향으로 권리금의 전체적인 수준은 하락세다. 2013년 서울 전체 평균 권리금은 1억1017만원이며 올해(9007만원)는 이보다 2000만원 하락했다. 강남대로도 2013년 4억250만원에서 올해 2억3750만원으로 1억6500만원 내렸다.

 

 서울시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권리금 실거래가 신고제 등을 도입하는 내용을 포함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지난달 법무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김용복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창조경제기획관은 “상업용 부동산 임대계약 신고는 세무서를 통해 이뤄지는데 국세청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피해를 보는 시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민제·김나한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