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가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개 아파트 분양을 하게 되면 착공 후 1년이나 1년 반이 지난 뒤에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하기 마련이다. 입주시기에 맞춰 오픈해 상가 세입자나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불편을 덜 주기 위함이다. 때문에 작년 9.1대책 이후로 달아오른 분양시장의 열풍이 상가시장으로 차츰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건설사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가 하면, 상가를 직접 운영·관리하면서 인근 지역의 랜드마크 상권으로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호황인데도 어느 지역이 전망이 좋다, 어느 상권이 유망하다는 상권추천은커녕 사람들이 '상가 투자에 대한 환상에 젖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중하고 진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을 하는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를 만났다.
몇 년 전 그는 조합원들이 모여 홍보비용이나 금융비용 등 기타 비용을 최소화하고 시공사만 선정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같은 방식의 '반값 상가'를 제안한 바 있다. '반값 상가' 역시 조합원들이 모여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중간 과정을 최대한 남겨 상권 자체를 건강하게 성숙시킨다는데 방점이 찍혀있을 만큼 상가부동산 업계에 조예가 깊은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최근 상가부동산 업계 가장 큰 트렌드 중 하나가 건설사들이 직접 임대·관리하는 브랜드 상가의 태동인데.
트렌드를 형성하는 초기 모델들이 어느 정도 정착돼 가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브랜드 상가라는 개념이 크게 없었다. 단순히 주상복합 아파트에 딸린 곳 정도로 여겨지는 수준이었다. 아파트를 지으려니까 브랜드가 필요했고 거기에 딸린 상가도 브랜드를 갖게 된, 단순한 접근이었다. 최근에는 중견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수익다변화 차원에서 상가를 개발, 임대·관리까지 아우르는 패턴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부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소위 브랜드 상가라고 불리는 것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건설사가 오롯이 임대사업을 하는 '완전임대관리'가 있고 다른 하나는 '단기관리형'이 있다. '완전임대'의 대표적 케이스는 호반건설의 아비뉴프랑 등이 있다.
완전임대의 경우 건설사들이 분양하는 대신 상권이 완전히 성숙해진 다음에 매각할 것을 염두에 두고 운용수익 사업 쪽으로 가져가는 패턴. 가령 소비자 가격이 100이라고 하면 이걸 공급하는 원주인은 여기에 들어가는 마케팅비, 금융비, 홍보비, 분양수수료 등 각종 경비들을 다 부담해야 하지만, 이런 부분을 다 생략하고 직접 관리·운영한다면 경비가 절감돼 80이라는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가격경쟁력을 갖춰 똑같은 임대료를 받더라도 거의 두 자릿수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수익률을 갖고 5년 이상 장기적으로 자산을 운용한다면 과거처럼 단기간에 목돈을 받진 못하겠지만, 자산운용을 통해 보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 부동산시장이나 상권이 안정되면서 그 사이 물가상승 분 등을 감안하면 차후에 매각이나 분양을 할 경우 실익은 이게 더 클 수밖에 없지 않을까.
- 이 같은 건설사들의 '관리형 상가'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은?
부분관리형의 경우 분양을 받게 되는 데 이 때 이걸 기획하는 관리주체의 책임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시공사가 관리하는 상가라고 하면 '완전임대관리' 형태로 관리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오인할 수 있는 만큼 확실히 해야 한다.
특히, 이 경우 분양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분양을 위해 업종에 대한 부분을 중복 없이 관리하려고 단기적인 케어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임대료 관리나 업종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들은 완전관리형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건설사들이 초기에만 책임지고 돌아서는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끌고가는 것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또 분양공급이 끝나면 대개 수분양자들끼리 모여서 관리단(아파트의 입주자모임과 같은)이라는 걸 구성하기 마련인데, 이 때 종전에 관리하던 관리시스템들이 그대로 적용되는지 여부도 필히 확인해야 한다.
-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에 따라 단지 내 상가도 호조를 보이고 있을 것 같다.
아파트 청약열기가 과열되는 곳일수록 부동산의 가치평가가 높아지는 게 대부분이다. 아파트에 대한 공급가격이 비싸지면 상가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완전히 특화된 초고가 아파트나 타운하우스를 제외하고는 보편적 상권을 형성하기 마련이라 아파트 인기가 상가 인기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특히, 이를 단지 내 상가가 아닌 근린생활시설에 들어선 상가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어디까지나 해당 단지수요만 겨냥해서 조성되는 만큼 공인중개업소나 편의점형 슈퍼마켓 등 '고만고만한' 상가들만 들어서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임대료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간혹 단지 내 상가 입찰에서 비싸게 받아봐야 4억원대인 2억5000만원짜리 매물을 덜컥 6억원에 낙찰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케이스가 바로 근생상가와 단지 내 상가의 차이를 모른 채 접근한 케이스다. 이 경우 단순히 '상권이 괜찮은데 왜 이렇게 싸지'라고 판단해 무작정 고가에 낙찰받은 것이다. 결국은 임대료를 올려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지면서 제2,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 상가 투자에 유의해야 할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최근 가장 우려되고 있는 것은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상향조정된 공급가격에 따른 투자자들의 후유증이다.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신규 상가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정부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시장에 혼선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공급된 택지지구에서 사업장 확보를 못하면 사업을 못하게 되는 처지다보니 토지낙찰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러면서 낙찰가격이 굉장히 높아졌고 고스란히 분양가로 전가돼 공급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분양가격이 경기 활성화나 투자 활성화로 오른 게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 의해 인상되다보니 준공 후 후유증이 우려된다.
판교의 경우 2008~2009년 상가 공급 당시 낙찰가율이 예정가의 3배수에 이를 만큼 용지입찰경쟁률이 굉장히 치열했다. 땅값이 비싸게 낙찰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상가 공급가도 비싸게 책정됐다. 그나마 개발붐이 일어나면서 분양은 어찌어찌 진행됐는데, 입주가 시작되고 장사를 해보니까 수익이 생각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벌써 6년이 지났는데도 상권이 자리 잡히기는커녕 오히려 임대료 하락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처지다.
소비성향이 개선되면서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고는 하지만, 심한 곳의 경우 임대료가 반값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 상가투자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가 투자에 대한 환상에 젖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동산시장 관련 설문조사를 하면 항상 상가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
지금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계속 은퇴를 하고 있고 앞으로 500만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또 은퇴시기가 도래하면서 가속화될 것이다. 이들이 청년들도 어려운 고용시장에 다시 흡수될 수 있을까? 이들의 선택은 두 가지다. 자본형 은퇴자로써 임대수익사업에 뛰어들거나 비자본형 은퇴자의 경우 창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자본형 은퇴자들이 임대수익사업에 나서는 것도 결국은 월세수익형 상품이다. 경기가 좋아져서 임대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투자수익률의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지금은 5~6%대의 수익률이 성에 안 차는 사람들도 있지만, 몇 년 후에는 4~5%에도 '역시 이게 최고야'라는 시장이 또 열린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차상위 투자가 지금 상가투자의 영역이다. 대체투자인 셈이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낮춰 잡는 것이 필요하고 또 과도한 눈앞의 수익률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가치의 변화가 크게 없는 안정적인 투자처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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