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도 투자한 독서당로, 가로수길 견줄 핫플레이스

이국적인 음식점과 세련된 카페, 맛집들로 유명한 신사동 가로수길과 이태원 경리단길에 이어, 한남동 독서당로가 서울의 새로운 ‘핫(Hot)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독서당로는 지하철 경의중앙선 한남역에서 한남오거리를 거쳐 성동구 옥수·금호동을 지나 응봉삼거리로 연결되는 길이다. 한남오거리에서 한남더힐 아파트 후문까지 이어지는 한남동 쪽 독서당로 상권은 한국 사람은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거리다.

 

◆ 이국적 분위기에 외국인들 자주 찾아

 

이곳은 인도대사관, 멕시코대사관, 이집트대사관 등 외국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고 서울독일학교 등 외국인 학교가 있어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은 편이다. 또 현대리버티하우스, 한남더힐, 유엔빌리지 등 고급 단지들이 주변에 있어 배후 수요도 풍부하다.

 

한남오거리 주변 독서당로 양옆으로 카페와 브런치 가게, 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 / 이승주 기자

옥수동 주변 독서당로 상권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며 임대료와 권리금이 오르고 있다. /이승주 기자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인 만큼 한식보다는 미국, 이탈리아, 인도, 베트남 등 해외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 많이 들어서 있다. 수제 햄버거 전문점 ‘바나나 그릴’, 브런치 카페 ‘5마일’, 스테이크하우스 ‘리스퀘어’,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얄 맨션’ 등 독특한 분위기의 식당들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른바 ‘뜨는 동네’가 되면서 대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신세계백화점그룹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베키아 앤 누보’ 외에, 지난 6월에는 매일유업이 커피 브랜드 ‘폴바셋’의 플래그십 매장인 ‘폴바셋 한남 커피 스테이션’을 이곳에 선보였다.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등 재계 3세들도 독서당로 부동산에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 임대료도 최근 몇 년 새 훌쩍 뛰었다. 이 일대 공인중개소 말을 종합해보면 1층 기준으로 전용 33㎡(10평) 규모의 가게를 빌리려면 권리금 8000만~1억원에 보증금은 최소 3000만원, 월 임대료는 200만원 정도는 내야 한다. 2년 전에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 임대료 150만~180만원, 권리금은 1억원 안팎 수준이었다.

 

한남동 H공인 관계자는 “예전에는 권리금이 없는 곳도 많았는데, 한남더힐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점차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60㎡가 넘는 곳은 권리금 1억3000만원에 월세가 300만원이 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 상가 공실 줄고 권리금도 생겨

 

상권이 발달하면서 고개 너머 옥수동 쪽 독서당로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옥수동 쪽 독서당로 상권은 연예인 조인성, 김태희, 엄태웅 등이 즐겨 찾는 맛집이 많아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이다. 지난 3월에는 여자배우 수애가 독서당로의 3층짜리 빌딩을 매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옥수동 주변 상가 임대료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용면적 66㎡를 기준으로 권리금 4000만~6000만원에 보증금 2000만원, 월 임대료 200만원이 기본 시세다.

 

옥수동 D공인 관계자는 “33㎡짜리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점포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면서 “기존 계약이 끝난 상가 점포는 임대료가 10% 이상씩 올랐다”고 말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도 “작년 10월만 해도 상가에 공실률이 20% 정도는 됐는데, 지금은 빈 점포가 거의 없다”며 “권리금이 없었는데 1년 사이에 거의 모든 상가에 권리금이 붙었다”고 전했다.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59㎡는 지난해 8월 5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8월에는 6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옥수동 극동아파트 전용 57㎡짜리는 작년 8월 3억2900만~3억70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올해 8월에는 4억3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아파트 층과 향에 따라 다르지만 약 6000만~1억원 정도 가격이 오른 셈이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