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부동산 시대 끝? 지금은 침체기일 뿐"|

웃는얼굴로1 2010. 9. 11. 12:03

2010.09.10. 07:47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버블 붕괴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단순히 인구 감소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 금리, 정부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최근 '부동산 미래쇼크'란 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국내 부동산 버블 붕괴 논쟁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 책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버블 논쟁을 보면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초장기적인 요인만으로 버블이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가 시작된 영국 등 유럽에서도 집값은 꾸준히 올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2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는 이미 4~5년 전부터 시작된 현상"이라며 "2006년 판교신도시 중대형아파트가 수 천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 것은 집값을 인구구조 변화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근거"라고 말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배에 대해서는 "미래에 벌어질 일을 누구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대세 하락이란 말은 그래서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침체기로 보는 게 타당하며 부동산 시대가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특성이 분명히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자는 결코 손해 보지 않는다는 이른바 '불패(不敗)'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부동산도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변동성이 큰 비(非) 안전자산이 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역시 다른 금융자산들과 마찬가지로 취급해야 하며 이를 염두에 두고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부동산 침체에 대해서는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 위축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심리가 확산된 배경에는 보금자리주택 영향이 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존 아파트보다 싸게 분양하는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사람들이 가격에 상당히 민감해졌다. 가격이 조금이라도 비싸다고 판단되면 집사기를 꺼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그는 현재 고가(高價)의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금융비용 부담에 시달려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House Poor)'에 대해 "과도하게 돈을 빌려 투자하는 계층에게만 나타나는 특수한 경우"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결국 자산을 부동산에 '올인'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극히 일부에서 겪고 있는 국지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