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경아 초아D&C 대표
"제주땅 비싸다구요? 더 오를 겁니다"
상반기 외국인 토지거래량 최고, 상승률 2위
매월 1000명 이상 귀농·귀촌…4년반새 인구 5.3만 늘어
미개발땅 많아…제주에만 있는 규제는 주의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제주가 뜨겁다.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올 상반기 외국인 토지 거래량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땅값 상승률은 전국에서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제주 땅 사랑(?)'은 외국인들뿐이 아니다. '뭍사람'인 외지인들도 투자 대열에 가세하면서 상반기 제주 도내 전체 토지 거래량은 3만4327필지로 지난해 하반기(3만2188필지)보다 6.6%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토지 거래량은 종전 역대 최대 누적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그 기록을 올 상반기 다시 깬 것이다.
투자 수요만 있는 건 아니다. 제주시는 매월 1000명 이상의 귀농ㆍ귀촌 등 인구 유입도 토지 거래량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제주에서 부동산개발회사를 운영하는 차경아 초아D&C 대표는 "2~3년 전부터 이주인구가 늘면서 땅값이 오르고 있다"며 "원하든 원치 않든 미래의 제주는 하와이같은 최고의 휴양지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가 달아오르자 뭍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 출신이 아니면서 19년째 이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11년 차 토지 전문가에게 제주 부동산의 현재와 미래를 물어봤다.
-제주 땅값 왜 이렇게 올랐나.
▲가격은 수요, 공급 법칙에 따라 정해진다. 제주 땅에 수요가 늘어난 건 이주인구에 가속도가 붙으면서다. 지난해 제주로 이주한 인구는 1만1000명이었다. 올해는 더 늘어 지난달엔 1300명이 육지에서 제주로 주소를 옮겼다. 올해 연간 2만명 정도가 이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987년 50만5500명이던 제주 인구는 2010년 57만7100명으로 23년동안 7만명 정도 늘었다. 그런데 이후 외지인의 유입으로 지난 6월 63만명을 돌파했고,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
제주 땅값 상승 원인이 중국인들의 투자 증가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오히려 내국인 간의 거래비중이 높다. 중국인 투자가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그보다는 이주인구 증가가 주요인이다.
-노후를 얘기하며, 제주의 그림같은 집을 꿈꾸는 사람이 많았다. 이젠 제주 땅값이 너무 올라서 어렵다고 한다.
▲많이 오른 건 맞다. 국지적으로는 10배 가까이 오른 곳도 있다.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변 땅값은 3~4년 전 3.3㎡당 30만원 수준에서 지금은 50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4~5배 오른 곳은 부지기수고, 안올랐다고 하는 곳도 30% 정도는 상승했다.
앞으로 한참 동안은 제주에 이주와 자본 투자가 이어질 것이다. 여기에 투자수요가 가세하면 땅값은 더 오를 꺼다. 그러나 아직 미개발지역의 값싼 땅이 많다.
-제주가 하와이처럼 최고의 투자처가 된다고 했는데 근거가 있나.
▲제주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국제적인 휴양지로 각광받기 시작했고, 투자가 늘면서 휴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와이나 중국 하이난 같은 세계적 휴양도시들이 그 나라에서도 손꼽힐 만큼 비싸듯이 제주 땅값도 그만큼 오를 것으로 본다.
-단순 투자자도 있을 테고, 귀농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거기에 맞는 투자는.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당장 개발 인허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값이 상승할 곳을 찾으면 된다. 귀촌을 생각한다면 거주나 인허가 등 현실적인 문제를 봐야 한다.
-주의할 점은 없나. 그곳 실정을 모르면 속을 수도 있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제주에는 특별자치법에 의한 조례가 있다. 보전관리를 위한 지하수ㆍ경관ㆍ생태계 등급 등 토지의 이용계획을 상세히 알아야 한다. 목장용지도 많다. 건축사, 법무사 시험에도 안 나온다. 제주 도내 공인중개사라도 실무를 터득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있다.
잘못하면 영원히 개발이 안 되는 땅을 살 수도 있다. 투자열기가 높아지면서 소위 '기획부동산'이라고 불리는 이들도 등장했다. 어떤 지역은 가격 왜곡현상이 일어나 과도하게 오른 곳도 있다. 결국 투자자가 발품을 팔아야 한다. 땅 보는 안목까지는 아니어도 사람 보는 안목 정도는 길러야 한다.
차 대표는 최근엔 '집 없어도 제주 부동산 사라'는 투자 가이드 책도 냈다. 토지 매매와 부동산개발이 업(業)이니 땅 사라고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사람도 간혹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외지인이건 중국인이건, 그들이 갖는 제주에 대한 관심이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는 않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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