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고덕지구에서 토지 보상을 받아 100억원대 자금을 쥔 A씨는 최근 경기도 화성 토지 10억원 상당을 매입했다. 지금은 3.3㎡당 30만원 정도로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곳인 만큼 10년 후쯤이면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앞으로 지방 혁신도시나 수도권 관리지역 등 아직 저평가된 토지를 추가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A씨가 설정한 수익목표기간은 최대 30년이다. 그는 "반드시 내가 살아 있을 때 오르지 않아도 좋다. 자식대에는 오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부동산이 주요 투자 상품으로 등장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레버리지를 얻어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주택을 산 후 몇 달 후 높은 가격에 되파는 단타투자도 성행한다. 그러나 정작 큰손들은 자기자본을 가지고 멀리 보고 움직인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최대 큰손이라 할 수 있는 토지보상 지주들은 투자 기간이 길다. 후대까지 보고 움직인다. 투자기간을 길게 가져가 거래 관련 세금을 아끼고 토지와 건물 가치가 충분히 성숙하기를 기다린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실천하는 셈이다.
국민은행에서 토지보상지주 투자컨설팅을 전담하고 있는 곽명휘 PB부동산팀장은 "부동산자산가들은 단기, 중기, 장기로 투자기간을 나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부동산 투자를 한다"며 "단기 투자로는 5년 내에 처분 가능한 아파트를, 중기로는 5~10년 정도 보유할 도심 상가빌딩을, 장기 투자 아이템으론 투자 회수까지 최소 10년이 넘어가는 토지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10년 이내로 투자기간을 잡고 매입하는 상가빌딩 등도 이들은 땅 가치를 보고 길게 투자한다. 요즘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인 것처럼 상가나 오피스텔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당장 월세를 높게 받을 수 있는 건물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부동산 큰손들이 선호하는 상가빌딩은 노후해 월세수익률은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장기 임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입지가 좋아 나중에 건물 증축 또는 재건축 후 건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가라면 금상첨화다. 빌딩 가치도 결국 입지와 토지가 우선인 것이다.
마곡지구에서 토지 보상을 받은 B씨는 지난해 은평구 근린상가를 70억원에 통으로 매입했다. 월세 수익률이 10%인 수도권 외곽 상가도 눈에 들어왔지만 대형 은행과 10년간 장기 전속 임대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대지 270평 정도인 건물로 10년간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은행이 건물 면적 중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공실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B씨는 현재 월세로 연간 4000만원가량을 받고 있으며 은행과 체결한 장기 임대 계약이 끝나는 10년 후면 건물을 증축해 높은 가격에 다시 파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김제림 기자]
'재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익형 부동산 투자전략 3원칙 (0) | 2011.02.26 |
---|---|
"주식은 상식으로 하는 게임" (0) | 2011.02.26 |
투자의 첫 단추를 잘 꿰어라 (0) | 2011.02.25 |
"부동산이 랩어카운트 성장 변수" (0) | 2011.02.23 |
[재테크 레슨] ‘안전과 수익’ 두토끼 (0) | 2011.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