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역학

[정경연의 생활 속 풍수 이야기] 도시 홍수 예방책 문제 있다

웃는얼굴로1 2015. 7. 21. 07:30

풍수지리를 활용해 도시홍수 예방대책을 강구하자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해에는 태풍·홍수·호우·강풍·풍랑·해일·대설·지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태풍과 폭우에 의한 피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엘니뇨 현상으로 태풍 발생지인 북서태평양 해역에 열에너지가 대량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태풍이 사상 최다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태풍은 강력한 바람과 함께 엄청난 폭우를 동반해 인명 및 재산피해를 발생시킨다.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농촌지역의 피해도 크기만 더 큰 피해를 입는 곳은 도시지역이다. 한국 인구의 91.6%가 국토면적의 16.6%에 해당하는 도시지역에 살고 있다. 많은 인구가 좁은 지역에 밀집돼 있으므로 그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도시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피해는 해마다 증가한다. 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도시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에는 지리적인 특성이 있다. 본래 ‘풍수지리’란 말은 바람과 물의 흐름은 지리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각종 풍수해 대책은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최근 도시홍수는 업무·상업 중심지인 도심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들 지역의 지리적 특성은 광화문이나 강남역 부근처럼 분지 내의 낮고 평탄한 지형이다. 이를 풍수지리 용어로는 보국 명당이라고 부른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다운타운’이라 할 수 있다.

 

물은 산을 넘어갈 수 없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자연법칙이다. 비가 오면 보국 안으로 떨어진 빗물은 낮고 평탄한 명당지역으로 모이게 된다. 풍수에서는 ‘수관재물’이라 하여 물을 재물로 보기 때문에 명당지역은 경제적으로 번창하는 곳이 많다. 일반인이 좋은 땅을 명당이라고 부르는 것은 여기서 연유한 말이다. 그렇지만 명당지역은 홍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서초지역은 본래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지형으로 보국을 잘 갖춘 명당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돼 빗물이 빠른 속도로 저지대인 강남역 부근으로 흘러내려와 도시홍수가 발생한다.

                                     

더구나 도시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돼 있어서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고 빠른 속도로 명당으로 흘러내려간다. 명당지역은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 침수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빗물을 외부지역으로 유출시키는 대책으로 일관해 왔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하수관거를 용량이 큰 것으로 교체했다. 심지어는 도심 지하 30~40m 깊이에 지름이 어마하게 큰 대심도 빗물배수관을 설치하는 계획까지 세웠다.

 

풍수적으로 도시홍수를 저감하는 방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풍수에서 물은 천천히 흐르면 길하고 빠르게 흐르면 흉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빗물이 가능한 천천히 명당에 도달하도록 해주면 된다. 우선적으로 고지대의 능선을 자연지형으로 복원해야 한다. 당장 새롭게 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재개발·재건축 시 이를 의무화 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도심에서 눙선을 따라 산맥을 복원하면 빗물을 저장하기 때문에 유츌량을 저감하여 도시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도시열섬예방, 도시생태계복원, 도시경관개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도심 고지대의 능선이 산맥으로 복원되면 토양과 녹지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적절히 방출시킨다. 이 과정에서 수량의 증·발산이 이루어져 유출량은 더욱 감소하게 된다. 도시산맥이 복원되면 도시열섬 예방, 도시생태계 복원, 도시경관 개선, 시민쉼터 확보 등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정경연 | 도시계획학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