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다

웃는얼굴로1 2011. 2. 10. 00:28

윤정웅

 

~척하지만 신호는 계속 들어오고 있다

 

희미하게나마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느라 나이 한 살 더 드신 것도 잊으셨겠지요? 이제 남은 인생이 얼마나 될까요? 10년이 남았건 50년이 남았건 남은 인생 중에서 오늘이 가장 젊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라밖에서는 이집트사태로 어수선했고, 나라 안에서는 구제역 파동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과학벨트, 신공항 입지, 개헌론 등이 매일 아전인수 격의 설전을 벌이고 있군요. 표밭 다지기 위해 싸우고 있겠죠? 서민물가나 전세 값은 뒷전이고,


지난 2년 동안 전세 시가 총액이 40조 원 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법 많이 올랐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때 20만 가구를 웃돌았던 미분양 아파트도 이제 8만가구로 몸집을 줄였다고 하니 추위가 풀리면 얼음이 녹듯 세상은 또 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세월은 우리들에게 약도 주고 병도 준다고 하는 것일까요?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으니 말입니다. 디플레 걱정이 엊그제였는데 지금은 인플레의 위험 때문에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고 하니 어찌해야 할까요? 오르지 않은 척 하지만 자꾸만 오르고 있는 소비자 물가와 원자재 값에 또 걱정이 앞서기만 합니다.

정부에서 단속은 하고 있지만 그게 단속한다고 되는 일이던가요? 첫사랑은 안 그런 척 하다가 실패하고, 부동산도 모르는 척 하다가 기회를 놓치더라는 경험입니다. 세상일은 뭐든지 다 때가 있거든요. 밤송이도 벌어질 때 두들겨 패야 알밤이 쏟아지듯이~

-부동산 값 변동에 너무 일희일비할 일 아니다-

인천을 제외한 울산, 대전, 광주 등 광역시는 전세 값이 매매 값의 80%수준을 이미 넘었답니다. 2억짜리 주택의 전세 값이 1억 6천이 넘었다는 뜻이지요. 중소형주택은 씨가 말라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는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수도권 대형주택도 알게 모르게 매매가는 평균 어림잡아 5천만 원씩은 올라 있고요.

그러나 이런 현상은 지역적으로 국한되어 일어난 문제일 뿐 전체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 아직도 주택시장은 꽁꽁 얼어있다는 사실에 동감하실 겁니다. 지방이나 수도권이나 전세 값만 오르고 매매가 없는 이유는 부동산 투자에 따른 기대가 저하되어 매수심리 위축으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비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보는 편이 옳겠지요. 집값은 그대로 인데 전세 값만 오르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런 일은 인위적인 방책보다는 시장의 기능에 맡기면서 스스로 치유되도록 지켜보는 일이 옳다고 봅니다.

혹자들은 오는 3월말로 종료되는 대출규제를 연장하게 되면 가계부채가 늘어난다고 반대합디다마는 그건 집이 없거나 집이 있어도 대출이 없는 사람들의 말장난이 아닐는지요? 내 것 팔아 대출 갚고 다시 대출 얻는데 왜 늘어날까요? 누가 빚쟁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지요? 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뜨는 노래는 있어도 지는 노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를 때에는 시끌벅적해도 내릴 때에는 조용하더라는 뜻도 되겠습니다. 지금이 마치 그런 세상이 아닐는지? 부분적인 거래에 너무 민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값의 오르고 내림에 너무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부동산 투자는 반 발짝 앞서가는 것이다-

옛날처럼 하룻밤 사이에 “풋사랑이 익은 사랑이 되듯”이 수 천만 원씩 뛰는 그런 시대가 지났음은 필자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동산이 더 내려갈 것으로 믿고 계심은 잘못된 판단이 아닐는지? 모든 게 오르는데 부동산만 내려가라는 법은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계속 찍어지는 빳빳한 돈, 풀려있는 구겨진 돈, 오르는 물가, 확장되는 경제는 결국 부동산을 끌어 올리게 되겠지요. 그러나 부동산은 외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급등하기 보다는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대답이 정답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동산을 사야 할까요? 부동산은 통 큰 치킨처럼 무조건 값이 싸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투자가치가 내재된 부동산이라야 통이 큰 부동산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으니 물건도 좋고 값이 싸다면 금상첨화겠습니다 마는,

미분양은 집은 좋지만 대개 교통이 나쁘고 인프라가 어울러 있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에 이를 고를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겠지요. 값이 너무 비싼 것도 흠이 되겠지만 짓다가 돈 떨어진 후 억지로 준공 내놓은 집들이 있으므로 이런 점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학군이나 인프라를 따진다면 아무래도 입주 10년 내외가 되는 아파트가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잘 지은 아파트 단지는 대개 10년 내외가 되면 질서가 잡히고 인심도 후덕하여 이웃 간에 교제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금액 따라 투자처는 천차만별-

투자 상담을 하다보면 대개 1억이나 2억으로 투자할 곳을 찾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전세를 끼고 사두는 건 가능한 일이지만 그 돈으로 월세가 나올 투자처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요. 대출 안고 월세를 받는 일은 전세안고 사는 일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월세 받아 대출이자 내야 하기 때문에,

대출 없이 월세만을 원한다면 소형 오피스텔 또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돈을 묻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시세차익은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전세 안고 투자하는 아파트나 빌라, 연립주택, 단독주택 투자만은 못하리라는 계산이 나올 것입니다.

다음으로 많은 투자금액이 3억이나 4억 선입니다. 서울에서는 외곽지역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에 투자할 수 있겠으나 그래도 괜찮은 곳 아파트라면 전세를 놔야 하고 월세를 받으려면 대출을 1-2억 받아야 합니다. 수도권은 어떨까요? 입지가 괜찮은 곳 주택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고 월세를 받는 투자를 할 수 있겠지요.

부동산 투자를 원하신 분들은 우선 서울에 투자할 것인가? 수도권에 할 것인가?를 놓고 망설이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투자금액은 서울이 2배가 더 들지만 월세나 전세는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을 관찰하셨다면 참고가 될 것입니다. 오히려 짐 가벼운 투자는 수도권이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매수할 때가 맞느냐? 는 질문에 대하여 이 글로 대답을 드립니다. 남은 인생 중에서 오늘이 가장 젊다는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또 지금은 집이 크건 작건 비싼 전세금 때문에 자기 부담금이 최하가 될 때거든요.

주택에는 공간의 욕망이 따르게 됩니다. 부자 되는 사람이 늘어날까요? 가난해진 사람이 늘어날까요? 아무래도 부자 되는 사람이 늘어나는 세상이 되겠지요. 주차할 곳도 없는 10평 이내의 주택에 투자하지 마십시오. 나중에는 빈민들의 주거지가 될 테니까요. 종지에는 간장만 담기고 똘똘한 그릇에는 맛있는 음식이 담겼음을 수없이 경험하셨겠지요?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