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서초동, 삼성동 고급빌라촌은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과 같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지만, 고급빌라는 경기와 상관없이 여전히 인기가 좋다. 무엇보다 고급빌라가 들어설 입지가 많지 않아, 이미 들어선 고급빌라의 희소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재계 인사들부터 유명 연예인까지 사는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그러다 보니 강남 고급빌라에는 늘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스타'들이 사는 '별난' 집, 강남 고급빌라의 세계를 살짝 들여다보자.
강북에서 중형급 성형외과 전문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의 집은 서울 청담동 마크힐스다. 마크힐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강남 주택시장에서 여러 차례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월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크힐스 2단지 2001호(전용 192.86㎡, 58.4평)는 올해 초 65억원에 거래돼 지난 4년간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매매된 아파트로 기록됐다. 2단지 맨 꼭대기에 위치한 펜트하우스인 이 집은 그동안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기에 사실상 시공사인 메가마크가 관리해왔다.
삼성대로에서 영동대교 방향 맨 끝에 위치한 마크힐스는 다른 강남권 고급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한강을 내다볼 수 있다. 올 1월 최고가로 거래된 이 집의 바로 옆 세대는 지난 2009년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前) 부인인 임세령씨가 계약했다 해지한 곳이다. 마크힐스에서도 딱 2채만 있는 이 펜트하우스는 마당 한켠에 작은 실내 수영장까지 지을 만한 공간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0층 높이에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수영장을 지을 수 있는 곳은 청담동 마크힐스가 유일할 것"이라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마크힐스 펜트하우스는 건물 내 '유이(唯二)'한 복층집이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한 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마크힐스 펜트하우스 올 초 65억에 판매
강남 고급빌라들 중에서도 한강변을 따라 들어선 것과 방배동, 서초동에 들어선 주택들이 가장 인기 있다. 청담동, 삼성동 라인이 한강 조망권과 연계된다면, 방배, 서초동은 서리풀공원과 어우러진 녹지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대부분의 고급빌라는 가구 수가 20가구 미만이다. 20가구 이상을 분양하면 주택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분양 과정이 복잡해진다. 따라서 20가구 미만으로 지어 상대적으로 인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는 건축법을 적용받는 것이 일반 아파트와 다른 점이다. 20가구 미만으로 구분 개발하기 때문에 입주 후 인허가를 책임진 지자체와 마찰을 빚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가령 청담동 마크힐스의 경우 1, 2차를 합친 세대 수는 20가구를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각각 별도로 인허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했다. 이밖에 건너편 카일룸 1~3차도 모두 가구 수가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볼 때 소규모다.
고급빌라나 아파트들이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받은 이유는 '입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청담동 영동대교 남단 오른편에 위치한 카일룸 1차의 경우 지하 4층에 6석으로 구성된 소규모 영화관과 골프연습장을 갖추고 있다. 영화관의 경우 입주민이면 언제나 예약 후 이용이 가능하다. 입주 세대(15가구)를 위해 각 가구별로 와인 셀러(와인 저장 냉장고)를 갖춰 놓은 것도 독특하다. 주민편의공간으로 지어진 이곳에서는 두 달에 한 번씩 입주민 반상회가 열리고 있다.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지하에는 핵전쟁을 대비한 지하 벙커까지 마련돼 있다. 스위스 회사가 설계한 이 공간은 지하 2층에서 두께 30cm 크기의 철제문 2개를 열고 들어가야 나온다. 간이 침대 30개에 최대 2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외부 공기와 식수를 정화시켜주는 시설과 화장실 등까지 갖춰놓고 있다. 트라움하우스란 독일어로 '꿈의 주택'이란 뜻이다.
트라움하우스 5차는 매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전국 공동주택 공시지가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에 랭크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트라움하우스 5차(전용 273.64㎡)는 공시지가가 57억70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54억4000만원)보다 3억3000만원가량 올랐다. 성기영 럭셔리홈갤러리 대표는 "정부가 발표하는 공시지가가 일반 매매값의 70~80% 선에 책정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트라움하우스 5차 매매값은 70억~80억원 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현재 트라움하우스 5차 한 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부동산 시장 거래가 꽁꽁 얼어붙은 것과 달리 고급빌라 시장은 여전히 인기가 있다. 매매가에서 차지하는 전세가 비율은 60~70%로 일반 강남아파트 값을 훌쩍 뛰어넘는다. 강남구 내 고급빌라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세입자와 집주인 간 생활 수준이나 소득 수준이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세입자라고 해서 해당 집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데 별도의 집을 보유한 상황에서 1주일에 한두 번씩 들러 잠을 자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더 이상 고급빌라를 지을 만한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은 시간이 갈수록 강남 고급빌라 값이 오르는 이유다. 국토부가 조사·발표한 2014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황을 보면,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다음으로 비싼 트라움하우스 3차(서초동) 역시 지난해 공시가가 40억8000만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42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상위 10위권 내 고급 아파트 모두 공시가가 1년 사이 제자리에 있거나 1억~2억원씩 소폭 올랐다. 매물로 나오는 경우도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극히 드물다. 트라움하우스 5차의 경우 2004년 완공 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매물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모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몇몇 세대는 아예 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1년 중 절반 정도만 살고 있으며 집 내부는 1주일에 두세 번씩 가사 도우미가 방문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서울 청담동 카일룸 2차의 외관
청담동 진흥·씨티·효성빌라 재건축
서울 강남권 내 고급빌라를 지을 만한 땅이 줄어들면서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인기도 높다. 청담동 마크힐스의 경우 1년 사이 1차동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만을 제외하고 모두 분양이 완료됐다. 영화배우 이정재가 개발사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 유명세를 치른 서울 삼성동 라테라스는 올 초까지만 해도 분양률이 30%를 밑돌았으나,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인수 후 지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현재 분양률이 60~70%에 달하고 있다. 삼성동 국순당 본사 옆에 지어진 삼성동 라테라스는 청담동 고급빌라촌과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강남에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고급빌라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삼성동 라테라스는 지하 3층, 지상 16층 규모로 총 18가구로 구성돼 있다.
고소득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래된 기존 고급빌라를 허물고 재건축하려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82년 준공된 청담동 효성빌라의 경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빌라 입주민들은 현재 지상 3층 4개동 전용면적 223~240㎡ 18가구를 총 35가구로 건축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있어 최고 7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지하 1층~지상 11층 2개동 전용 71~168㎡ 총 35가구로 이뤄진 청담동 씨티빌라도 지하 4층~지상 17층 29가구 고급빌라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공식 분양 전 시작된 사전 청약에서 몇몇 가구가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바로 옆 토지를 추가로 매입해 조합원 분을 뺀 나머지는 일반에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담동 진흥빌라도 지상 2층 5개동 44가구로 이뤄진 기존 건축물을 헐고 새롭게 다시 짓는다. 강남구 도곡동 마니커 소유 부지에는 고급빌라 오디움이 들어선다. 건립 예정 가구 수는 12가구다.
1. 서울 청담동 카일룸 3차
2. 핵전쟁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과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장치.
3. 트라움하우스 5차 지하 벙커는 스위스에서 특수 제작된 철문 2개를 열어야 들어갈 수 있다.
4. 카일룸 2차 지하 4층에 있는 세대별 와인 냉장고.
5. 청담동 카일룸 2차의 입주민 전용 극장
이코노미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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