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배현정기자]
[[머니위크]PB들이 말하는 강남부자]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역사적 최고점을 달리고 있다. 13일에는 한국은행이 예상을 깨고 전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과거 경험하지 못한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새장이 열리고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고개를 든다. 지금껏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 앞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혼란스러울 때는 "돈이 오는 길목을 가장 잘 안다"는 부자들의 투자동향을 엿보자.
강남 부자들의 거액 자산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 3인을 통해 요즘 부자들의 투자 동향을 살펴본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
"ELF 짧게 굴리는 전략에 주목"
"과거 해외펀드 투자로 자산의 30% 손실을 봤던 고객이 최근 다시 센터를 찾았습니다. 10억원의 30%면 3억원이나 되는 큰돈이기 때문에 투자를 멀리할 줄 알았는데 예상을 깬 것이죠. 그 손실분은 최근 단 3개월 만에 회복됐습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글로벌위기 시 손실로 투자를 외면할 것 같았던 자산가 고객들이 다시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극히 보수적인 자산가들도 전체 자산의 20~30%는 투자로 굴리자는 데 동의하는 추세"라고 달라진 투자 분위기를 전했다.
새해 투자 트렌드는 '토끼같이 민첩한 투자'다. "2011년에는 토끼같이 빠른 걸음으로 상승장에 올라갈 여지가 있다. 그러나 토끼가 강철 체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지치면 금방 체력을 다할 위험도 도사린다."
강 센터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올해는 고점과 하락을 모두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정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 투자 포인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강남 부자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은 '빠르게 수익을 챙기고 빠지는' 단타 전략이라고 한다.
통상 1~3년을 보고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펀드와 달리, 자산가들의 인기 상품인 사모(私募)형 자문형펀드는 목표하는 수익을 거두면 단기간에 빠져 나온다. 여기서 번 수익은 챙겨두고 다시 재투자한다는 것. 때문에 "펀드는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선취수수료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자문형펀드는 일반 펀드와 달리 주가와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기도 하다. 최근 흐름은 상승을 일정부분 기대하면서도 하락 시 위험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 상품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락 시에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주가연계상품을 활용하는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주가연계상품 또한 짧게 굴리는 것이 대세다. 강 센터장은 "보통 주가연계상품(ELF)은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여부가 결정되면서 만기 2년짜리 많았는데 요즘엔 고객들이 3개월 단위로 상환할 수 있는 만기 1년짜리 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특히 스텝다운형 ELF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종목형보다는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 추천대상. 대개 지수가 절반 이하로만 빠지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챙길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조건을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또한 부담이라면 원금보존 추구형 ELF를 활용해보는 것이 적절하다.
확정금리 상품의 금리가 낮은 만큼 예금은 대기성 자금이 많다.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특정금전신탁(MMT)을 단기상품을 선호한다는 것. 그러나 현재 예금의 장·단기 금리차이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에 막연히 단기금융상품으로만 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 센터장은 조언한다. "당장 다음주에 특판이 있다던가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예금은 1~3개월짜리로 굴리기보다 1년제 등으로 운용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진 동양종금증권 금융센터강남대로 지점장
"채권도 주식처럼, 주식도 채권처럼"
"경쟁상대는 은행 금리가 아닙니다. 물가가 중요한 투자변수입니다."
우선진 동양종금증권 금융센터강남대로 지점장은 보수적인 강남 부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물가'라고 이렇게 강조했다.
문제는 최근 물가 상승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것. 우 지점장은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라고 해도 물가 이상의 수익은 나와야 하는데 근래 채권으로는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이러한 물가상승기에는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지점장이 추천하는 투자 방식의 슬로건은 이렇다. "채권도 주식처럼. 주식도 채권처럼." 안전자산의 기대 금리를 아예 낮추든지, 아니면 우량 회사들의 주식을 사서 1~2년 진득하게 묻어두고 물가상승을 커버하고도 남을 수익을 노려보라는 조언이다.
우 지점장은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시기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그것을 투자해서 다시 실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굳이 낮은 수익의 회사채에 투자하기보다는 (채권을 발행하는) 그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요즘 자산가 고객들의 포트폴리오 안에는 채권을 담아드리듯이 주식을 담아드린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자문형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우 지점장은 "지점에서 추천해주기 전에 먼저 자문형랩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문형랩에 가입하면서 그 안에 편입된 종목에 직접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우 지점장은 "자문형랩의 수익이 높다보니 '자문사 7공주' 등 자문사들이 선호하는 종목 따라잡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며 "새해에도 유망 투자대상으로 자문형랩에 관심을 가지되 회사별 성격이 다른 만큼 자문형 랩도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방어 차원에서 에너지와 농산물 투자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지점장은 "에너지의 경우 SK에너지 등 관련된 주식에 대한 투자로 상승 시를 대비한 방어가 가능할 수 있으며, 농산물은 농산물 관련 펀드로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농산물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러한 에너지와 농산물에 대한 투자는 변동성을 고려해 자산의 10%이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 잠깐용어 : 2010년 자문형랩 바람이 불면서 투자자문사들이 즐겨 투자하는 대표종목을 자문사7공주(기아차, 하이닉스, 제일모직, LG화학, 삼성SDI, 삼성테크윈, 삼성전기)와 4대 천왕(현대제철·고려아연·한진해운·OCI) 등으로 주목하며 따라잡기 열풍이 일어났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팀장
"변액보험으로 해외펀드에 비과세 투자"
"올해는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서 단기간에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목표전환형펀드(목표한 수익을 달성하면 안전자산으로 전환되는 펀드)나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하는 나오는 형태의 단기 자문형랩 상품에 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보수적 자산가들도 일부 펀드를 활용해 투자 시장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신 팀장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거액 자산가들의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위해 즉시연금형보험에 가입하면서 이자는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1억원짜리 즉시연금형보험에 가입해 매월 지급받는 이자(약 30만원대)는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 선호된다는 것. 그는 "자산가들에게는 극히 소액인 몇십만원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면서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려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입금하면서 보다 마음이 편한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투자대상은 그룹주펀드 등 실적이 좋은 대기업이 주 관심대상이다.
노후자금을 위해 변액보험을 통한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갖는 자산가들도 늘고 있다. 그는 "차이나펀드나 브릭스펀드 등 해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과세가 되는데 변액보험을 활용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투자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외화예금 가입자들도 저금리에 따라 외화연금보험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외화연금보험의 경우 달러로 가입하고 만기 시 달러로 받기 때문에 중간에 환율의 변동 등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외화예금보다 높은 금리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채권에 대한 인기는 갈수록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신 팀장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채권은 가능한 상반기 중 현금화해 신탁 등에 넣어두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신 포트폴리오에서 안전한 채권의 비중을 일정부분 계속 가져가져 싶은 투자자라면 해외채권을 주목해볼 만하다. 그는 "브라질 등 해외채권은 금리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높은데다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보다 유망한 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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