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다이어트, 재(財)테크….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이 새롭게 의지를 다지는 대표적인 새해 목표들이다. 반대로 작심삼일(作心三日)에 그쳐 목표 달성을 내년으로 미룰 확률이 가장 높은 항목들이기도 하다. 이에 고품격 머니섹션M은 한국FP협회 소속 재무설계사, 시중 은행·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 개인자산관리 전문가) 등 총 24명을 대상으로 재테크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결심은 왜 매번 작심삼일에 그치고 마는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해 물어봤다. 결심을 실천으로 바꿔줄 재테크 작심삼일 타파법에 대해 알아보자.
이유(理由), 목표가 너무 높거나 막연하거나
설문결과 전문가들은 재테크가 매번 작심삼일에 그치는 가장 큰 이유로 '구체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을 꼽았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골드클럽 PB팀장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가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재테크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돈을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재무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막연히 '올해엔 목돈을 만들어야지'하고 생각만 할 뿐 세부 계획이 없다 보니 자꾸만 실천을 미루게 되고 결국 돈이 여기저기 새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목표로 삼은 종자돈 금액이 너무 높아도 문제가 된다. 오인아 씨티은행 청담중앙지점 씨티골드팀장은 "본인의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무시하고 종자돈 목표금액을 너무 높게 잡으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박승호 국민은행 방배PB센터 팀장은 "시장에 자주 가야 물건의 가격을 파악하고 싸게 살 수 있는 것처럼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금융회사를 잘 이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재테크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자산에 대해) 주기적인 점검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방법(方法), 돈에 이름을 지어주기
작심삼일을 딛고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우선 구체적인 목표가 세워져야 한다. 단순히 5000만원을 모으겠다가 아니라 5년 뒤 사용할 자녀 학자금으로 5000만원을 모으겠다는 식으로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재테크 전문가들은 '돈에 꼬리표를 달라'고 권한다. 고득성 SC제일은행 삼성PB센터 부장은 "같은 돈이라도 청소를 하다 발견한 만원짜리는 '공돈'이란 이름을 붙여 쉽게 써버리게 된다"며 "역(逆)으로 예비 자산용 MMF, 은퇴 대비용 펀드, 결혼자금용 예금통장식으로 목적에 따라 핵심 자산 항목을 만들어 관리하라"고 말했다.
이처럼 꼬리표가 붙은 자산은 자동이체를 통해 매달 강제로 돈이 쌓이도록 하라는 것이 다수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동훈 포도재무설계 개인재무상담사는 "재테크 작심삼일을 극복하려면 강제적으로 선(先)저축, 후(後)지출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며 "월급날에 맞춰서 적금이나 펀드 같은 금융상품들의 자동이체일을 맞춰놓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매달 목적에 맞게 돈을 쌓아놓는 시스템을 만들어놨다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후 관리 또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은 "나 자신 혹은 내 가족을 하나의 주식회사로 생각하고 기업이 실적을 발표하듯 자산현황(재무상태표)은 어떤지, 수입과 지출(손익계산서)은 어떤지 등을 수치화해 매달 업데이트해보라"며 "이렇게 하는 순간 재테크 새해 목표가 70~80%가량은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5000만원까지 원리금이 보장되는 예금상품과 달리 주식형 펀드 같은 투자상품은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차지훈 우리은행 과천지점 PB는 "펀드 같은 투자형 상품에 대해선 목표수익률과 목표손실률을 정하고 목표에 도달했다면 환매 혹은 매도하도록 하라"며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률을 정해 손절매하는 것 또한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재테크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 투자상품에는 애초에 투자하지 않도록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딱히 돈에 꼬리표를 달기가 애매할 때는 연말정산 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보험 같은 상품에 가입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세제 혜택이란 목표가 있기 때문에 돈을 계속 부어야 할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보다 세부적인 재테크 작심삼일 타파법으로는 비상시 필요한 예비 자금을 먼저 확보하고 재테크에 나서라는 의견이 있었다. 여유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목돈이 필요하게 되면 그동안 불입한 적금 등을 해약해야 하고, 중도에 재테크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자신의 재테크 목표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도록 하고, 각종 금융거래 관련 수수료를 아끼는 한편 신용카드 결제일을 한 날짜로 몰아 일시적인 잔금 부족으로 결제가 연체돼 신용등급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의견이 있었다.
경계(警戒), 조급증·카더라 통신 버려야
구체적인 재테크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나섰더라도 잘못된 생각이나 습관을 고치지 못해 일을 수포로 만들 수도 있다. 대표적인 나쁜 습관으로 재테크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야 한다는 조급증'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오정순 기업은행 PB고객부 PB는 "펀드 등에 가입하고 너무 자주 수익률을 체크할 경우엔 수익률이 하락할 때 납입을 중단하거나 환매해버릴 수 있다"며 "이같은 조급증을 이겨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누가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하는 식의 소위 '카더라' 통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단기간에 승부를 보겠다는 조급증을 부채질할 수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돈을 쓴 다음에 '꼭 필요한 돈이었어'하는 식으로 지출을 정당화시키는 습관 또한 재테크에 성공하는 데 있어 주요 장애요인으로 거론됐다. 김태남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는 "연봉이 1억원이 넘어도 한 달에 100만원을 저축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출 항목에 대해 꼭 필요하다는 식의 정당성을 부여하지 말고 평소 충동 구매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불필요한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카드를 유지하는 것,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무조건 돈을 은행에만 유치해두는 것 등도 성공적인 재테크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김재곤 기자 truma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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