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때는, ‘가장’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조금 어색하지만 행복의 강도가 강한 경우가 바로 ‘탈고’했을 때입니다.
을 마무리 했을 때, 제가 스스로에게 며칠 정도 포상(褒賞)을 해 줍니다. 그것은 며칠 동안 아무런 계획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상을 줍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 “정말 수고했네. 공군!”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제가 자신에 포상으로 준 자유로운 시간 중에 예전 기사를 검색해 봤습니다.
언젠가 서울시가 인문학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노숙자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년들을 위해 만든 인문학 강좌였습니다. 이 강좌의 개강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반발이 많았다고 하지만 오세훈 시장이 1995년도에 미국의 문필가이자 언론인인 얼 쇼리스(Earl Shorris, 69세, 가나한 이를 위한 희망수업-클레멘트 코스, 빈곤층의 인문학 전도사로 불리운다.)가 시작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서 교육 프로그램에 돈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취지는 이것입니다.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잃었거나, 현명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인생의 중후반기라도 깨달음의 순간,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가 아니겠는가.’라는 취지로 서울시에 인문학 강좌가 태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기사를 찬찬히 읽어가는 과정 가운데 초등학교만을 졸업한 정천교씨라는 분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올해 46살로 적지 않은 나이를 가진 분입니다.
이 분의 한마디에 심금을 울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내가 깨우쳐 가는 건지, 변해가는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러 가지 문장들 가운데 ‘내가 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좀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누구든지, 초등하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 각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중년의 나이가 넘어서 “아, 나는 정말 쓸모가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부분, 무엇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까? 외부로부터의 새로운 자극, 인문학 교육이라는 자극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깨우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강의를 들어가기 전날에는 학교를 가야되니깐 평소에 즐기던 술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부분을 보면서, 보호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저씨가 이럴 분이 아닌데,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쓸모 있는 인간이 되는 것,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까요? 저는 이 방송에서 여러 번 이야기 했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 왜 살 것인가? 무엇을 향해 살 것인가?’라는 주제는 학원이나 책을 통해 답을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사람만이 ‘본인의 삶에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좀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아마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인문학 강좌는 구체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그 교육과정을 참여하는 분들에게 가장 살아가는데 중요한 ‘자활의지’, 스스로 삶을 일궈 내야겠다는 자활의지에 불을 붙이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그 프로젝트를 통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의지, 자활의지를 깨우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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