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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변했다?

웃는얼굴로1 2014. 7. 2. 02:06

“오늘 좀 늦을 거 같은데요.”


엘리베이터 안에서 들은 대화 내용입니다. 아마 상대방이 “언제 돌아 올 거냐?”라고 물었던 것 같습니다. 전화를 마친 분은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이었고, 아마도 퇴직을 하신 남편이 전화를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소는 괜찮은 백화점 엘리베이터였는데, 전화를 끊은 이 분에게 친구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자꾸 전화를 하면 어떻게 해. 내가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래 맞아. 너라도 그렇게 밝게 생각하면 훨씬 낫잖아.” 이런 식의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아마 남편분이 “언제 들어 올꺼냐?” 빨리 들어 올 수 없느냐. 라는 것에 대해 짜증석인 반응을 하고 그 부분에 대해 친구가 너라도 그렇게 활달하게 생활 하니깐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으냐. 너마저 집에 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겠느냐라는 내용을 주고받았습니다.


언제가 넷향기에서 말씀드린 일본의 심리학자 이사야먀 교수가 이야기 한 ‘은퇴한 남자들을 젖은 낙엽’이라고 묘사 한 부분을 기억하실 겁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은 여성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특히 중년을 넘긴 남성분들이 주목해 볼 만한 내용입니다.


여성이 완경기(폐경기)에 접어들면 이런 현상이 드러난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루안 브리젠딘이라는 사람이 쓴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여러분에게 잠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완경기에 도달한 여자들은 대게 가족 중심의 삶에서 자기중심의 삶으로 옮겨 오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완경을 맞은 여자들에게 나타나는 이런 변화는 심리적 발전의 한 계기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일어나는 엄청난 호르몬의 변화로, 여자의 뇌에 새로운 생물학적 현실이 나타남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생물학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면 중년 이후의 부부 관계도 상당부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까지 가족중심으로 생활했던 여성들의 초점이나 관심이 자신의 생활 부분으로 이동하는 것이 생물학적 변화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좀 해야 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살테야.’ 이런 내면의 목소리가 크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완경기를 맞은 여성들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남편님들이나 아이들은 너희들 일은 각자가 알아서 좀 잘 해. 너희들 다 컸잖아.‘는 목소리로 이해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루안 브리젠딘씨는 ’여성은 비로소 배려와 보살핌을 주도하였던 엄마 뇌의 플러그가 갑자기 뽑아지는 경험을 하는 것‘ 이 바로 완경기를 맞은 여성들의 생물학적 변신의 특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녁을 당신 스스로 해 먹어요. 아니면 나가서 외식을 하던지." 이런 목소리가 꼭 밖으로 표출될 수는 없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완경기를 맞은 여성들의 변화다.라는 부분을 여러분들이 좀 더 관심 있게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브리젠딘씨의 책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또 있습니다. 자녀가 엄마한테 하는 이야기입니다.


”엄마, 엄마가 요즘 좀 이상한 거 알아요? 아빠가 겁을 먹고 있어요. 아빠는 엄마가 30년 동안 자기랑 결혼 생활을 했던 여자가 맞는지 의심스럽데요. 때로는 엄마가 어떤 짓을 저지를지 두렵데요. 예를 들어 모든 돈을 챙겨가지고 도망가는 것 말이에요.“


다시 이야기 하면 사람은 계속 변화해 가고, 특히 여성들은 완경기와 폐경기를 전후로 가족 중심의 삶에서 자기중심의 삶으로 크게 전환하는 것이 본인의 의지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겠지만 ’생물학적 변화‘라는 사실이 큰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충분하게 이해한다면 좀 더 건강한 가족생활, 부부생활을 위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를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남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좀 더 독립적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최선의 대비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