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부터 전원생활 꿈꾸왔지만 정작 아는것 없어

문답으로 알아보는 장경철의 부동산 투자가이드

 

(질문)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50대 후반에 이민규라고 합니다. 도심에서 벗어나 전원주택에 생활하면 좋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빌라나 아파트만 살아봐서 그런지 전원주택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는 문외한입니다. 전원주택을 알아본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따져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문답) 전원주택이 화려한 귀환을 하고 있습니다.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장·단점이 분명한 전원주택이지만 최근에는 중소 규모의 실속형 전원주택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입니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주거특성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1차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 6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560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42.9%)가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원주택을 사거나 짓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개발업자들이 지어 놓은 전원주택을 사자니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고 자신이 직접 땅을 보고 집을 짓자니 번거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원주택시장에 최근 '세대교체' 바람도 불고 있습니다. 주요 수요층이었던 50, 60대 장·노년층 대신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학이나 출장 등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젊은 층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가장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가격 부담이 작은 66~99㎡ 크기의 중소형 전원주택이 늘어나면서 문턱이 낮아진 것도 또 다른 이유입니다.

이들이 주로 찾는 지역은 용인·파주·남양주시 등 서울 출·퇴근이 편한 지역입니다. 여주, 양평, 가평 등 수도권이 뿐만아니라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고 자연경관이 좋은 강원도 원주 부론의 남한강변이나 신림, 횡성 안흥·강림, 영월 수주 등 치악산자락, 평창의 스키장 주변, 홍천강변 등 계곡이 있는 산중이나 경치 좋은 강변에는 어김없이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서울과 다소 거리가 있는 충청북도에서도 교통 뛰어나고 자연환경 좋은 충주나 괴산, 진천, 단양 등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전원주택을 취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직접 땅을 사서 지을 수도 있고 기존 주택을 매매할 수도 있는데 신규 전원주택단지를 분양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최근에는 경매 물건으로 나오는 전원주택이 많은 만큼 이를 노려봐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원주택을 고르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두 고려해봐야 하는데 각각의 방법이 나름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작정 전원주택을 취득하기보다는 전세 등을 통해 직접 살면서 자신이 전원생활에 적합한지, 생활방식이 어떤지를 먼저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도시에 살던 사람은 시골생활에 적응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우선은 전셋집에 살면서 적응한 뒤 전원주택 구입을 모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00㎡형 실속형 전원주택 공사비 1억원 남짓으로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전원주택 개발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전원주택단지를 분양받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원주택과 관련한 광고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20~50가구 정도로 이뤄진 전원주택단지와 관련된 광고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용인이나 김포, 여주 등 기존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분양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양가가 3억~4억원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존의 고립돼 있던 전원주택의 단점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여러 가구가 모여 살다 보니 보안 상태가 좋고 유지관리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듭니다. 하지만 직접 지을 때보다는 좀 더 비쌀 수 있고 정형화된 설계로 자신이 원하던 집에서 살기는 어렵습니다. 직접 땅을 사서 짓는 방법도 있습니다. 최근 전원주택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업체들도 많이 생겨서 일반인들도 쉽게 집을 지을 수가 있는데 공사비는 천차만별이다. 어떤 자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3.3㎡당 300만원에서 600만원 정도까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실속형 전원주택의 공사비는 3.3㎡당 350만~450만원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직접 전원주택을 짓는 것은 해당 부지를 고르기가 쉽지 않고 부지 조성 등에도 비용이 드는 데다 인허가 등도 직접 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원주택을 새로 지으려는 사람이라면 가장 어려운 점이 집을 지을 땅을 정하는 일입니다.

아예 집을 지을 수 없는 땅도 있고 건축규모에 제한을 받는 땅도 있는데 이런 용도별 규제는 일반인이 자세히 알기 어려우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수도권의 경우 교통여건에 따라 서울과 1시간 이내에 있는 지역이어야 합니다. 서울에서 가까울수록 땅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미래가치도 높습니다. 아울러 서울의 문화시설 등을 이용하기 어렵지 않아 전원생활의 고독감도 줄일 수 있다.

전원주택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은퇴자들입니다. 나이도 중장년을 넘어 노년의 입구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렵지 않게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물론 대형 병원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고 시골에서 병원이 있는 곳이 바로 읍내이기 때문에 가까운 곳의 부지를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병원뿐만 아니라 생활필수품을 구하기 쉽고 행정관서의 민원 업무를 보기에도 편리합니다. 덧붙여 전원주택지를 보려면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습니다. 여름에는 수풀이 우거져 해당 부지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겨울에는 민낯의 땅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아이닷컴 장원수 기자 jang7445@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