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역학

[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국운풍수)] 영화 황제답게… 홍콩 '용의 얼굴'에 자리한 성룡의 집

웃는얼굴로1 2014. 4. 18. 02:57

위 사진은 홍콩의 주산인 빅토리아 산정에 있는 영화배우 성룡의 집
위 사진은 홍콩의 주산인 빅토리아 산정에 있는 영화배우 성룡의 집(빨간 원). 아래는 건물 한가운데에‘용의 통로’인 큰 구멍(빨간 원)을 낸 아파트. /김두규 교수 제공

얼마 전 갑자기 홍콩에 다녀왔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서구화되어 금융과 국제 무역의 중심지가 된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풍수를 가장 강하게 믿는 곳이다. 홍콩에선 생활 자체가 풍수이다. 사업상 홍콩인들을 만날 때 풍수 미신 운운해서는 안 된다. '홍콩과 풍수'는 무슨 관계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는 것이 풍수 격언이다. 하여 난생처음 홍콩에 간 것이다.

홍콩에 '현상'하는 풍수는 어떤 것일까?

홍콩의 주산(主山)에 해당되는 빅토리아 산정에 부자들이 산다. 산은 용(龍)이고, 용은 황제이고, 황제는 바로 산이기 때문이다. 비싼 공동묘지에는 수맥이 흐른다. 산은 인물을, 물은 재물을 주관하기에 물이 흐르면 돈이 굴러온다고 믿는다. 일부러 수맥이 흐르는 곳에 묘지를 정하며, 부자들은 공동묘지를 보고 집을 짓는다. 건물 외벽 칠을 잘 하지 않는다. 들어오는 복(福)이 페인트칠에 막혀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아파트 건물에 큰 구멍을 내는데, 이는 용의 통로를 만들기 위함이다. 용은 황제이다. 그곳의 아파트 값이 더욱 비싸진다.

영화배우 성룡의 집은 용의 얼굴에 자리한다. 그래서 영화계의 황제가 되었다. 등산 코스로는 홍콩의 산인 드래건스 백(Dragons Back·龍脊山·용척산)을 선호한다. 권력의 기운을 탄다고 믿기 때문이다. 홍콩인들이 좋아하는 3색이 있는데 모두 풍수 때문이다. 홍색은 재물을, 녹색은 건강을, 황색은 권력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홍콩 도심부를 운행하는 택시 색깔이 빨간색인 것도 이 때문이다. 홍콩에서는 손거울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명품점에서도 VIP 고객에게 이를 증정하기도 한다. 귀신이 들어오다가 손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 도망친다고 믿어 호신용 풍수 소품으로 활용한다. 홍콩의 지룽반도(九龍半島·구룡반도)가 아홉 마리 용이라면 홍콩섬은 여의주가 되어 구룡쟁주(九龍爭珠)의 명당이다. 영국령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것은 회룡고조형(回龍顧祖形·자신이 출발한 조산(祖山)을 되돌아보는 형국)의 명당이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홍콩에서는 풍수 이야기들이 끝이 없다. 아시아의 여성 갑부 공여심(�如心:니나 왕)이 지관 토니 챈(陳振聰)을 신뢰한 나머지 내연관계로 발전하고, 그녀의 상속 소송이 발생하게 된 것도 결국은 풍수 때문이었다. 니나 왕은 생전에 토니 챈에게 24억홍콩달러를 자문료로 주었다(1억홍콩달러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40억원).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니나 왕이 2007년 죽고 난 뒤 토니 챈은 유언장을 위조하여 1000억홍콩달러 유산을 가로채려 하였다. 한때 세계적 뉴스거리가 된 사건이었다. 그는 12년형을 언도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이러한 홍콩의 풍수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들의 '어리석은 미신' 숭배 탓인가? 아니다. 홍콩의 지형 지세, 즉 풍수 때문이다. 풍수상 길지라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아편전쟁 직후 중국(청나라)이 영국에 땅을 내줄 때 가장 척박한 땅 홍콩섬을 내주었다. 사람이 살 수가 없는 해적들의 소굴이었다. 중국이 '버린 땅'이었다. 당시 영국의회에서조차 이 땅의 효용성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붙었다.

공항에서 홍콩시내로 들어가는 차창 너머로 주변을 몇 번만 둘러만 보아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만큼 문제가 많다. 그러한 빈곤의 땅이 어떻게 '동방의 명주(明珠)'가 되었으며, 세계적인 부호 리자청(李嘉誠)을 배출할 수 있었을까? 다음에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