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새해 外人 韓증시 `러브콜'…자동차株 집중>

웃는얼굴로1 2011. 1. 10. 01:42

첫주 순매수 상위 현대ㆍ기아차 `독식'

 

(서울=) 이준서 기자

 

= 2009년과 지난해 국내 증시의 강세를 이끈 주역은 외국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009년 약 32조원, 지난해에는 21조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에도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새해 들어 첫주 외국인이 1조2천억원대의 강한 순매수에 나섰다는 점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새해 기대감을 한몸에 받은 `연초 효과'가 차츰 약화할 수 있는 만큼 외국인의 강한 매수를 지나치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바이코리아' 올해도 이어질까당분간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더 사들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매매 차익을 달러로 바꿔야 하는 외국인으로서는 주가 상승 못지않게 환율이 중요한 사안이다.

원화 강세로 환율이 하락하는 추세에서는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환율이 바닥권에 가까워져 추가 하락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환차익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움직임을 바꿀 '환율 변곡점'이 달러당 1,000~1,050원 선이라고 보고 있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 등으로 환율이 1,120원을 웃도는 상황에서는 아직 환율이 크게 민감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증시 측면에서 환율은 아직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달러로 환산하면 지수가 2,000을 웃돌았던 2007년 10월과 비교해 현재 지수가 20%가량 낮다"고 분석했다. 당시 환율은 907원 안팎에 불과했다.

관건은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유지될 수 있느냐다.

당장 새해 첫주까지는 강한 매수세가 지속됐지만 이번 주부터는 매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개인 자금이 여전히 증시로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없이는 증시가 상승 탄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과거 사례를 보면 연초 효과는 새해 첫 5영업일에 극대화된다"며 "지난주 외국인이 강하게 주식을 사들인 데에도 그런 측면을 감안해야 하기에 앞으로 매수 강도가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에는 외국인이 소폭이지만 514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새해 첫주 자동차株 `집중 구애'종목별로는 자동차 종목이 외국인으로부터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기아차[000270]를 2천405억원, 현대차[005380]를 2천26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와 2위를 자동차가 독차지한 것이다. 현대모비스[012330]도 470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순매수 상위 7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삼성증권 이남용 연구원은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신차가 판매호조를 보이면서 기업가치가 한 단계 높아지는 점이 부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외국인은 성장성이 강한 자동차에 집중하는 동시에 한국증시 전반을 사들이는 양상이다.

지난주에는 특히 장 막판 동시호가(오후 2시50분~3시)에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5천369억원을 사들였던 지난 4일에는 동시호가에만 2천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이승우 연구원은 "개별 종목 못지않게 `한국 시장'을 사들이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하이닉스[000660]에 상당 자금을 쏟아부어 대조를 이뤘다.

지난주 기관은 하이닉스 주식을 2천5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수 상위 2위를 기록한 현대건설(1천363억원)의 갑절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남용 연구원은 "연기금은 초장기 투자자이기에 저가매수에 더 충실한 편"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작년 4분기~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을 겪는 하이닉스를 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