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4 · 6호선 삼각지역 인근 문배동의 K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지난달부터 오후 9시께 문을 닫고 있다. 오후 8시 전후에서 한 시간가량 업무 시간을 늘린 것이다. K공인 관계자는 "요즘 전세 물건이 워낙 귀하다 보니 매물이 나왔다고 연락하면 퇴근길에 집을 둘러보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토요일이면 늦는다는 인식이 수요자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평일 방문객이 증가해 영업시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늘고 있다. 전세 물건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과거에는 전세 물건이 나오면 며칠 시간을 두고 주말 등 한가한 시간에 찾아가 집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물건도 보지 않은 채 계약하는 '묻지마 전세'까지 나타날 정도로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빚자 평일 퇴근 후 빨리 찾아가 계약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 중개업소 영업 시간도 연장된 것이다.
서울 대치동 씨티로드공인의 이현일 대표는 "예전에는 시간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 주말에 물건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도 "요즘엔 물건이 워낙 귀해 평일 점심 시간대나 밤 10~11시에도 약속을 미리 잡고 전셋집을 찾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늦은 방문을 현재 세입자들은 꺼려하지만 최근 들어 집을 둘러보면 곧바로 계약으로 연결되면서 밤 늦게라도 찾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암동 H공인 관계자는 "다세대 원룸 등도 전세 물건이 귀해져 아파트가 많지 않은 후암동 중개업소들도 대부분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분위기"라며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평일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중개업소를 찾는 직장인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잠실동 잠실OK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건이 나왔다고 연락하면 서둘러 찾아와 계약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면서 "전세물건이 나와 있는 날에는 가급적 밤 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매 거래가 뜸해져 수입이 줄어들자 전세 계약으로 수입을 보충하려는 중개업소들의 노력도 영업시간 연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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