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필자의 본래 전공을 들먹여 보고자 한다. 독일 유학 시절 필자는'언어는 아주 오래된 낡은 집이면서 동시에 시대를 표상(表象)한다'는 전제에서 독문학을 공부하였고 박사논문을 썼다. 시대 언어는 그 시대의 본질을 표상한다. '종북·종박' '경상도·전라도' '정규직·비정규직, '강남·강북' '보수·진보' '탈북자' 등등의 언어가 난무한다. 갈등과 분열을 표상하는 언어들이다.
민족성 탓인가 아니면 그 민족이 발을 딛고 있는 터의 잘못인가? '산천이 이리저리 갈라지고 험한 탓에 인심 또한 그러하다'는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7세기 자장법사, 9세기 도선국사, 12세기 무신정권의 실력자 최충헌 등이 그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 분열된 인심을 통일하기 위한 이들의 해결책은 비보·진압풍수였다. 우리 시대의 분열과 갈등을 풍수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가?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행정구역을 개편하여 인심을 바꾸고 나아가 국토 개조와 민족성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풍수가 분석과 관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산과 물이다. 그런데 산과 물이 어떻게 인심을 바꾸는가?
산악인이자 의사인 조석필 선생은 말한다. "강은 흐른다. 흐르는 강은 길이라는 속성을 통해 인간을 이동시킨다. 인간의 이동은 필연적으로 언어와 문화의 이동을 동반한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강에 의해 형성되는 문화는 균일하다.(…) 그런가 하면 산은 장애물이다. 정착이 불가능한 곳일 뿐 아니라 이동에도 걸림돌이다. 산은 사람을 가둔다. 구획하고 분리하는 경계선이 된다.(…) 강은 흐르게 하고, 산은 가둔다. 강이 동질성을 푸는 동안 산은 이질성을 키운다."('태백산맥은 없다')
산은 인심을 둘로 나누고, 강은 하나로 합친다. 강과 바다를 공유한 지역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묶는다. 금강과 서해를 공유한 전북·충남·경기 일부, 섬진강과 남해를 공유한 전남·경남·제주도, 한강을 공유한 충북·경기 일부·강원 일부, 동해를 공유한 경북·강원 일부·독도를 묶어 거대 행정구역을 만든다.
이러한 거대 행정구역을 관장하는 청사는 바닷가에 두어 각각 중국·미국·러시아 등을 담당하게 한다. 자잘한 행정구역들은 없앤다. "탄환만 한 작은 나라(彈丸小邦)에 작은 고을들을 무엇 때문에 나누어 설치하였는가. 중국 제(齊)나라 땅은 컸지만 70여개의 성에 지나지 않았다.(…)내 생각은 300에 관계없이 합쳐서 줄이고 싶다." 1599년 2월 선조 임금이 '300개의 고을 수를 줄이기 어렵다'는 신하들을 반박하여 한 말이다. 당시 조선은 전국을 팔도로 나누고 그 아래 300개가 넘는 행정구역을 두었다. 지금의 행정구역은 그때 그것들의 잔재이다. 교통과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그렇게 많은 행정구역이 필요 없다.
산이 아닌 물(강과 바다)을 중심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의 이점은 너무 많다. 국토의 70%가 넘는 산을 더 이상 파괴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다. 금수강산을 관광 상품으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는 없어진다.
또 강과 바다의 중요성이 새로이 인식된다. 특히 바다가 중요한 영토라는 인식은 심리적 영토 확장 효과를 가져다준다. 바다를 무대로 하는 조선업(그리고 이에 필요한 철강 및 IT산업)을 더욱 발달시킬 수 있다. 해양 국가가 될 수 있고, 덤으로 해군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 군사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옛날의 풍수 현인은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여 국운을 바꾸었다. 자장법사와 도선국사 등에서 그 성공 사례를 볼 수 있다. 다음에 계속한다.
'풍수, 역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 버는 풍수] 여의도는 남동쪽이 길하다 (0) | 2013.12.17 |
---|---|
굴지 기업 줄줄이 내리막 재계엔 '서울역 맞은편 괴담'…풍수전문가가 꼽은 최고의 명당 기업사옥은? (0) | 2013.12.15 |
[돈 버는 풍수]풍수가 좋은 전원주택 고르기 (0) | 2013.12.11 |
[돈 버는 풍수] 한옥에 깃든 풍수의 지혜 (0) | 2013.12.03 |
평당 5000만원대 '한남 더힐' 풍수지리로 보니.. (0) | 2013.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