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동산 관련)

대통령 4년차땐 집값 급등 ‘5년 주기설’ 통할까

웃는얼굴로1 2010. 12. 27. 21:39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 '집값은 대통령에게 물어봐라'라는 격언이 있다. 역대 정권에서 집권 초기에는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다가 말기로 접어드는 4년차에는 급등세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집권 초기 1∼2년차에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면서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지만 집권 말기로 접어드는 4년차에는 주택 정책에 정권 재창출 등을 위한 정치적인 요인이 반영되면서 규제 완화와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왔다.

오는 2011년은 이명박 정부가 집권 4년차에 접어드는 시기다. 따라서 내년 주택시장도 과거와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역대 정권 집권 4년차에 집값 급등

27일 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역대 정권의 집권 4년차인 1996년과 2001년,2006년에 전국 집값이 급등했다. 노무현 정부(2003∼2007년)의 경우 집권 3년차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연간 4∼5% 정도 오르던 집값이 4년차인 2006년에는 무려 11.6%(서울 18.9%)나 치솟았다. 김대중 정부(1998∼2002년)에서도 3년차에는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0.4%에 머물렀지만 4년차인 2001년에는 9.9%(서울 12.9%) 올랐다. 앞서 김영삼 정부(1993∼1997년)도 3년차까지는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4년차인 1996년엔 연간 전국 집값변동률이 평균 1.5%(서울 1.5%)로 상승했다.

이처럼 집값이 5년을 주기로 대통령 집권 4년차에 급등하는 것은 임기가 '5년제'라는 데서 기인한다. 역대 정권마다 집권 초기에는 서민주거안정을 표방하며 강력한 투기 억제책을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지만 말기인 4년차에 접어들면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택시장 규제 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권 입장에서는 주택시장 규제 완화가 가장 짧은 기간 내에 가장 확실한 소비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 초기 종합부동산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재건축 이익환수제 등을 도입하면서 각종 규제를 쏟아냈지만 2006년부터는 규제의 강도를 낮췄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집권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 정책을 폈지만 시장에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집권 4년차인 2001년부터 규제 완화 후폭풍으로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MB정부 집권 4년차 2011년은?

이명박 정부는 이 같은 과거 정부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과거 사례처럼 집값 급등은 아니지만 반등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MB정부는 2008년부터 종합부동산세 및 고가주택 기준 완화를 시작으로 다주택자 중과세 완화, 재건축 용적률 상향조정, 총부채상환비율(DTI) 한시 완화 등 규제 완화를 지속하고 있다. 내년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각종 세제혜택 확대 등이 예정돼 있어 이로 인한 규제 완화 효과가 한꺼번에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향후 신규 주택 입주물량 부족과 이에 따른 전셋값 급등은 이 같은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시중의 부동자금 증가 등도 집값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박사는 "내년 주택시장도 규제 완화 기조에 공급부족 등이 겹쳐 과거 집권 4년차 징크스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년 4월에 실시되는 재·보선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김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