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급물량 급감 예정에 가격·거래량 상승 전망 우세
상승폭은 완만할 듯..투자전망도 '양호'
(서울=) 홍지인 기자
= 내년도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밝다.
대부분의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내년도 주택시장에서 가격과 거래량이 동반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했다.
주된 이유는 전국적인 주택 공급의 급격한 감소 때문으로, 지난 2~3년 동안 하락세를 나타냈던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전세시장도 지금의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금리인상과 시장 과열에 따른 정부의 개입 등은 내년도 시장의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입주·분양 아파트 급감..금리 인상·정부대책이 변수
= 내년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은 새 아파트의 급감이다.
부동산정보회사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총 18만8천72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입주 예정 물량(30만401가구)에 비해서는 37%, 최근 10년간의 연평균 입주 물량(31만3천949가구)보다는 40% 정도 적은 것이다.
수도권은 10만8천343구로 올해(17만1천153가구)보다 37% 줄어들고, 그 밖의 지역은 올해(12만9천248가구)보다 38%적은 8만384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덩달아 분양물량도 크게 줄어든다.
같은 회사가 조사한 상위 100위권 민간 건설사 중 내년 아파트 분양계획이 있는 50여곳의 분양 물량은 전국 230여개 단지, 총 18만8천48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조사한 분양계획 물량 25만8천466가구에 비해 27% 감소한 것으로, 2007년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내년에 새 아파트 구경하기 어려운 것은 2008년부터 민간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전망이 어두웠던 데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목적으로 2007년에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이듬해에 적극적인 분양에 나서지 않았고, 정부가 시세보다 싸게 공급한 보금자리주택도 한 몫 거들었다.
아파트를 짓는데 대개 2년 반에서 3년가량 걸리는데, 씨를 뿌려 놓은 것이 없으니 지금 와서 거둘 것이 없는 셈이다.
게다가 LH와 SH공사 등 공공부문이 재정 적자를 줄이고자 사업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이 대부분 자금 조달 문제로 표류하고 있는 점도 주택 공급의 걸림돌이다.
반면, 정부가 추산한 연간 주택소요량은 아파트와 단독, 연립주택 등을 포함해 총 43만 가구에 달한다. 수급불균형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금리 인상 여부도 주택 시장의 큰 변수다.
올해 7월과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각각 인상했고, 내년에도 거시 경제 회복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로 추가금리 인상은 시간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전체 가계 대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국내 현실상 당국의 금리 결정은 부동산 투자 심리를 좌우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밖에 올해 내년도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의 8·29 부동산 활성화 대책 같은 정부의 대응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전문가들 "내년 집값 완만한 상승세"
=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에 집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전셋값도 지금의 강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내년 주택 매맷값은 서울과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1~2% 정도 오르고, 전셋값은 입주물량 감소 속에 3~4%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허 연구위원은 전체 주택 공급 감소가 가격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전체 매매수요는 줄더라도 그간 시기를 미뤄온 도시정비사업들이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대규모 멸실 가능성이 있고, 특정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내년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수도권 2.5%, 전국적으로 2% 상승하고 전세가격은 서울 5%, 수도권은 4%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은 주택매매가격은 올해 지속적으로 나타난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심리가 확산했고,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면서 내년에는 상승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압박과 수도권 주택시장에 부담을 주는 미분양 물량의 증가가 시장 회복을 저해하면서 상승폭은 예상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거래량은 거시 경제 여건에 따라 변동하고, 가격은 수급 여건에 따라간다"며 "9월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지만 거래량은 점점 느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입주물량 감소는 내년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 금리로는 서울과 수도권의 보합세가 일찌감치 끝나고 가격과 거래량이 동반 상승하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상품에 투자하면 좋을까
=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내년에 전반적인 시장의 상승세에 따라 주거용·상업용에 모두 투자를 해볼 만 하지만, 유망한 상품과 회복세가 더딘 것을 골라내는 '옥석 가리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시장은 현재 시세가 바닥에 가깝고 회복 기대감이 높아 내년에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간간이 나오는 저가 급매물과 사업이 빠르고 수익성이 양호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유망하다고 지목했다.
또 전세·임대시장도 꾸준한 수요 속에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역별 수급상황을 잘 확인한다면 오피스텔·원룸·도시형생활주택 등 민간 임대사업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신규 분양은 분양가 부담에 미분양 우려가 남아있어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재개발 투자도 개발 구역별로 지분가격이 높고 수익성이 의심스러운 곳이 아직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내년 서울 3대 권역의 사무용 건물이 경기회복 및 수요증가로 업무용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상업용 건물도 근린상가를 위주로 가격이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30조원에 달하는 보상비가 몰리는 수도권 토지 및 개발예정지도 유망하다"라며 "도심역세권 및 준공업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착공 지역 등 개발호재가 있는 곳과 수도권 산업단지, 자연보전권역 등을 노려볼만 하다"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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