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중대형 `반짝 강세`였나…이달 들어 거래 `뚝`

타워팰리스 11월 8건서 '제로'
개포주공 1단지도 거래 全無
9억 초과 취ㆍ등록세 감면
연말 종료로 매수기반 약화

"지난달까지 급매물 위주로 반짝 거래되더니 이달 들어선 거의 끊겼습니다. 문의 전화도 거의 오지 않네요. "(서울 대치동 M공인 H사장)

서울 강남지역 중대형 고가아파트 거래가 이달 들어 부쩍 부진하다.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아 반등하던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추석 이후 지난달까지 거래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취득 · 등록세 50% 감면 혜택이 올해 말 종료돼 가뜩이나 약한 수요를 위축시킨 때문"으로 설명했다.

◆거래 끊긴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고가 아파트의 대명사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1~3차는 이달 들어 단 한 채도 거래되지 않았다. 이 단지에선 지난 10월 6채,11월 8채 등이 매매돼 거래 회복세를 예상하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고가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인근 도곡렉슬 단지도 지난 10월 10채에 이어 지난달 14채까지 거래가 늘었으나 12월 거래량은 제로(0)다. 재건축 사업 가시화를 재료로 지난달 20채가 거래된 개포주공1단지도 이달 들어 거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20채에서 이달 한 채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고가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초구와 송파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초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새롭게 자리잡은 반포자이의 지난달 거래량은 지난 10월보다 22채 늘어난 25채에 달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거래가 없다. 지난 11월 11채와 12채가 거래된 중대형 단지인 서초래미안과 잠원우성1~2단지 거래건수도 0건,1건에 그쳤다. 잠실시영 재건축 단지인 잠실파크리오도 지난달 11채가 매매됐다가 이달 들어선 2채에 그치고 있고,11채 거래된 장미1~2단지는 2채,12채 거래된 잠실주공5단지도 1채에 불과했다.

◆취득 · 등록세 감면 종료가 직격탄

강남권 중대형 고가아파트의 거래 침체는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취득 · 등록세 감면 혜택이 올해로 끝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는 당초 '8 · 29 부동산 대책'에서 1주택자에 한해 올 연말로 끝날 예정인 취득 · 등록세 감면을 내년까지 연장했지만 9억원 초과 고가아파트는 배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9억원 초과 아파트를 매입하면 내년부터 매입가격의 4%를 취득 · 등록세로 내야 한다. 올 연말까지 잔금을 모두 치를 경우 2%만 내면 된다. 15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취득 · 등록세만 3000만원 차이가 난다.

대치동 씨티로공인의 이현일 사장은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취득 · 등록세 감면혜택 폐지는 최근 행정안전부를 통해 발표됐지만 강남지역에선 지난 9월부터 사실상 이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었다"며 "고가 주택도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세금감면 폐지를 염두에 둔 수요가 지난 10~11월 급매물을 거둬갔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12월이 되자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호가는 오른 반면 매수자들로선 세금감면 혜택을 보기 힘들게 되자 매수기반이 매우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강세를 보였던 고가 아파트 가격도 약보합세로 바뀌는 분위기다. 지난달 10억7000만원에 거래된 잠실주공5단지 전용 106㎡ 9층은 이달엔 10억5700만원에 거래됐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강남 중대형 고가아파트 매수세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잠실1번지공인의 권성근 사장은 "최근 급매물이 팔려 호가가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요가 부족하다"며 "전셋값 오름세도 중대형 매수세를 부추기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후/이승우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