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단독주택 투자 쏠쏠하네

웃는얼굴로1 2013. 7. 24. 10:18

빌딩보다 초기비용 저렴하고 카페 등 리모델링 수요 많아
고액자산가 새 투자처로 인기

 

전문직 종사자인 정모(42)씨는 지난해 서울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 인근의 단독주택을 경매로 구입했다. 주변에서 단독주택을 개조해 카페나 식당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권이 발달한 곳이라 공급과잉이 다소 염려됐지만 평일이든 주말이든 끊임없이 몰려드는 젊은이들을 보며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투자금은 낙찰가 15억5,000만원과 취득ㆍ등록세를 더해 총 16억원. 정씨는 보증금 2억원, 월세 800만원에 세입자를 구해 연 6.8%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 카페·점포등으로 리모델링이 가능한 역세권의 단독주택이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단독주택가에서 강남권의 대표적 상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 전경. /서울경제DB

 

고액자산가들이 단독주택 투자로 재미를 보고 있다. 빌딩에 비해 투자비용 부담이 적고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단독주택을 카페·식당·사무실 등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은 세입자의 몫이기 때문에 주택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리모델링을 한 세입자가 쉽게 나가는 일도 없어 임대수익도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3일 시중은행 PB(Private Baking·고소득층 대상 금융 서비스) 팀장들에 따르면 고액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수익형 부동산에 집중돼 있고 그중에서도 단독주택이 단연 인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이 불안정하고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인 탓에 단독주택이 투자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김일수 국민은행 PB 팀장은 "근사한 카페나 식당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는 불황과 관계없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개조가 가능한 단독주택을 매입해 임대로 내놓으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자산가들이 단독주택을 구입할 경우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입지다. 임대를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입자가 꾸준히 몰릴 수 있는 곳에 중점을 둔다. 초기 투자자금 몇억원 차이에 얽매이지 않고 투자목적에 부합하는 최고의 장소를 물색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게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성향이다.

임대목적의 단독주택 구입 때 선호하는 곳은 홍대입구역ㆍ합정역ㆍ이태원역 등 역세권의 상권 발달 지역이다. 젊은 층의 접근이 쉽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어야 단독주택을 상가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을 사무실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어 강남지역에서 단독주택을 개조하는 사례도 많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PB 팀장은 "꾸준한 임대수익 및 향후 시세차익을 통한 자본수익까지 기대하려면 매매가격이 비싸더라도 알짜지역 매물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입자들이 단독주택을 카페나 사무실 등으로 활용하려는 지역은 한정돼 있는 탓에 수익률을 꼼꼼히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매매가격이 비싸 실제 수익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재 상권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상권 확대 가능성을 봐야 한다"며 "지역의 개발 호재 및 외국인 관광객 유입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