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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24시] 주민 멍드는 아현동 재개발

웃는얼굴로1 2010. 12. 9. 00:04

서울 마포구 아현동 380번지 일대(아현4구역)는 밤만 되면 스산해진다.

지난해 재개발을 위해 진행하던 철거가 중단돼 폭격을 맞은 듯한 건물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재개발조합이 구성원의 충분한 동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다 이를 반대하는 쪽(비상대책위원회)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것이 이유다. 조합과 비대위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어 평행선만 그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달 나온 고등법원 판결을 놓고서는 조합과 비대위가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라고 주장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도저도 아닌 판결이 있을 수 있나.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느 편에 들어야 할지 몰라 주민은 혼란스럽다. 사업 지연으로 이자부담이 쌓이고 있지만 무작정 진행시키기도 어렵다. 바로잡을 것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뒤탈이 없다.

재개발ㆍ재건축에 관한 분쟁은 숙명과도 같다. 전 재산(집)을 걸고 벌이는 머니게임에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서울 지역 곳곳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누가 옳은지 판단이 힘들어 해결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

진부한 결론이지만 협상만이 서로 윈윈하는 길이다. 자존심을 걸고 싸워 봐도 상처만 남는다. 사업이 이만큼 진척됐는데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기도 어렵다. 문제는 어떻게 '출구전략'을 세울 수 있는지로 귀결된다.

결국 해당 지자체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공식ㆍ비공식 채널을 통해 조합과 비대위가 흉금을 터놓고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해당 건설사도 포함시켜 사업 전반에 관한 속시원한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주민도 냉정하게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한다. 거리로 뛰어나가기보다 차분하게 계산기를 두드릴 때다.

[부동산부 = 홍장원 기자 noenemy99@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