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아파트 시장도 회복되는 걸까. 낙폭이 컸던 서울 주요 주상복합 아파트가 최근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는 낙찰 건수 및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그동안 크게 하락한 데 따른 반등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지난달 4건, 이달 23일 현재까지 4건이 실거래 신고됐다. 이는 올 3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거래량이 가장 많은 것이다. 가격도 올랐다. 이달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면적 137㎡형은 17억9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16억원까지로 하락했다.
서초동 서초아트자이 165㎡형은 지난달에만 3건 거래됐다. 지난달 5~9월 통틀어 2건 거래됐다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9월 15억9191만원에 실거래 신고 된 이 아파트는 지난달 20억1334만원에 거래돼 매매가도 올랐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도 5~9월 단 한건의 거래도 없다가 지난달 2건, 이달 1건 실거래 신고됐다. 이달 거래된 174㎡형은 16억2000만원에 급매물로 팔렸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리버타워 234㎡형은 지난달 10억4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9억5000만원에 거래돼기도 했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최근 강남권 주요 주상복합 아파트는 급매물이 대부분 팔렸다”며 “집값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낙폭 큰 랜드마크 중심 급매물 팔려
주상복합 아파트는 최근 2~3년간 대형 공급이 많고 분양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20~30%씩 급락한 곳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늘어나면서 바닥이란 인식이 확산되자 수요자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매시장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의 인기 회복세가 뚜렷하다. 올 1~8월 통틀어 10건만 주인을 찾았던 서울 지역 주상복합 아파트가 9월에만 15건, 10월엔 28건이 각각 낙찰됐다. 이달에도 23일 기준 15건이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도 상승세다. 예컨대 타워팰리스 122㎡형은 지난 18일 10억1600만원에 낙찰돼 81.3%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타워팰리스 160㎡형이 지난 8월 감정가의 69%에 낙찰돼 굴욕을 당했던 것과 분위기가 딴 판이다.
도곡동 극동스타클래스 112㎡형의 경우도 이달 6억8352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87.6%를 기록하며 주인을 찾았다.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쌍용플래티넘노블 124㎡형도 4억7365만원에 낙찰돼 81.7%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어선 경우도 생겼다. 지난 4일엔 성북구 종암동 우림카이져팰리스 85㎡형은 2억57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12.7%나 됐다.
매매시장과 경매시장에서 수요자가 몰리자 분양시장에서도 청약자들이 주상복합에 몰린다.
동부건설이 이달 초 분양한 서울 용산구 동부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은 순위내 청약 신청을 마감한 결과, 평균 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호반건설이 판교신도시에 짓는 ‘써밋 플레이스’는 1순위 청약 마감 결과 최고 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지적 현상…대세상승으로 보긴 무리”
하지만 이런 추세가 주상복합 아파트 시세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여전히 대부분 지역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래는 많지 않고, 시세 상승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 수준인 경우가 많아서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최근 주상복합 회복세는 낙폭이 컸던 강남권 주요 랜드마크 중심”이라면서 “낙폭이 큰 주요 역세권 매물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