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헛똑똑 씨(33)는 퇴근시간만 임박하면 고급레스토랑을 찾는데 여념이 없다. 그의 여자친구가 고급음식을 좋아해 매번 즐거운 이벤트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고가의 레스토랑과 여자친구 선물, 개인 지출 등을 포함해 그가 매달 사용하는 카드 값은 180만원에 이른다.
더욱이 전액 할부로 구입한 자동차 할부금(41만원)과 학자금대출(15만원)도 꼬박꼬박 지출되고 있다. 헛씨가 매달 받는 급여는 250만원. 12개월 중 절반은 급여보다 지출이 더 많다. 당장 급전이 필요할 때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 융통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는다.
재테크 관점에서 볼 때 헛씨가 가장 크게 걱정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30대, 종잣돈부터 모아라
우선 30대라는 나이를 주목해야 한다. 이는 30대가 재테크 성공의 키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0대에 만든 종잣돈 규모에 따라 가깝게는 40~50대, 멀게는 노후의 경제적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헛씨의 무분별한 소비지출이 이뤄지는 나이대가 30대라는 점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향후 결혼준비와 전세자금 마련, 그리고 아이가 태어날 경우 육아비와 교육비, 노후생활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이애란 신한은행 서교지점 PB센터 팀장은 "40대 이후에는 자녀의 교육비와 대학등록금, 내집 마련 혹은 좀 더 넓은 평수 주택 구입 등 소득보다는 지출이 더 많다"면서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30대부터 급여의 70% 이상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저축을 늘리는 게 관건이다. 저축을 위한 '30대 필수 금융상품'으로는 청약저축과 보험이 추천됐다. 이 팀장은 "30대에는 대부분 전세자금도 마련하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청약저축을 통해 임대아파트나 장기전세주택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보험은 가급적 젊은 나이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줄이고 든든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권했다.
지출을 줄이고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절약법'을 고민해보는 것도 필수다. 무엇을 어떻게 절약해야 하는지 혹은 언제 절약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무조건 아끼려는 '절대적인 절약'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혼이나 자녀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돈을 모은 뒤에 결혼이나 자녀를 낳으려는 생각을 바꿔보라는 것이다. 이 팀장은 "아직 미혼이라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결혼을 해 자녀를 낳는 것이 재테크"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결혼을 하면 가정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미혼일 때보다 계획적인 소비를 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은퇴시기가 50대 중반 안팎임을 감안하면 자녀를 일찍 낳아 경제활동 시기(은퇴 전)에 학자금 지출을 끝내고, 이후 노후대비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22만원 적금 넣었더니 37살에 내집 마련
"회사 입사 후 첫 월급을 받았는데 회사 선배가 12만원을 반강제적(?)으로 적금에 넣게 했어요. 당시에는 1~2년 만기는 거의 없고 최소 3~5년이 기본이었거든요. 저는 5년짜리를 넣었죠. 그리고 몇 년 후 10만원 짜리 적금을 추가로 가입했고 30대 후반에 내 집을 장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국민은행 이상수 상품개발팀장의 말이다. 이 팀장은 1992년 국민은행에 입사해 첫 월급의 20%가 넘는 12만원을 적금에 넣었다. 당시 그의 급여는 40만원대 수준. 이 팀장은 몇년 후 10만원을 추가로 넣어 약 급여의 45%를 예금으로 운용했다.
그는 처음 선배가 지시할 때 반감이 먼저 들었다고 한다. '내가 번 돈을 왜 자기가 마음대로 운용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팀장은 적금 덕분에 37세에 대출을 조금 받아 내 집 마련에 성공했고 39세 때 7000만~8000만원의 현금을 보유할 수 있었다.
이 팀장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내집 마련이 가능했던 것은 30대 시절의 재테크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그는 또 30대의 재테크 터닝 포인트 금액을 묻자 1억원이라고 답했다.
비록 자신은 현금 1억원 만들기에는 실패(?) 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현금 1억원을 모았다면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한 터닝 포인트로는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이 팀장은 "주관적일 수 있지만 30대 후반까지 1억원을 모은다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1억원을 모았다면 자산을 불려 나갈 수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투자처와 금융상품에 가입해 짧은 기간 내 2~3억원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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