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역학

“부동산경기 침체로 풍수지리학 관심 커졌다”

웃는얼굴로1 2010. 11. 5. 15:03
같은 금액을 주고 비슷한 지역에 땅을 샀는데도 길 하나를 두고도 운명이 갈리는 경우가 있다. 바로 앞 땅에 도로가 건설되거나 산업단지로 지정돼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지만 내 땅은 ‘그래도’인 경우다.

또 분양 받을 때 고민해 고른 지역이 몇 년이 지나도 집값이 그대로인데 다른 지역은 천정부지로 올라 배 아팠던 경험을 한 사람도 한 두명이 아니다.

건물과 땅에도 사람의 사주와 같은 부자될 수 있는 타고난 운명이 있는 것일까.

이 때문인지 요즘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풍수지리를 가르치는 곳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풍수지리 마케팅을 이용하려는 건설사 뿐 아니라 중개사, 일반인들 수강생도 많아졌단다.

12년 째 풍수지리 연구에 몸담은 대동풍수지리학회 고제희 학회장(51)은“사람의 사주를 공부하는 것이 명리학이라면 땅과 건물의 사주가 풍수지리학”이라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돈 벌 수 있는 땅과 건물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풍수지리학이 무엇이고 영향은.

“풍수지리학에선 토지와 건물을 볼 때 좋은 덕을 가졌거나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표현을 쓴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지 못한 기운을 가진 건물은 입주한 사람을 아프게 하거나 망하거나 임대인이 안 들어오거나 할 수 있다.”

-수강생이 많아졌다는데.

“불황이 지속되면서 그룹에서 공장부지, 본사 등을 짓는데 토지를 봐달라는 용역 건수가 늘었다. 또 공인중개사들도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서 많이 찾고 일반인들도 수강생이 관심이 많다. ”

-요즘 풍수지리가 유행하게 된 이유는.

“부자나 가난하게 태어나는 사람의 팔자는 고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좋은 생기가 흐르는 지역, 자연의 기를 받아 타고난 토지에 살면 사람의 운명을 넘어 부귀하게 살거나 자손이 번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준다.

자신의 팔자를 고칠 수 없다면 살고 있는 환경을 풍수학적으로 좋은 곳에 꾸려 잘 살고 싶어하는 소망이 경기가 어려우니 더 나타난 것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땅이란.

“부?관운?학문?자손번창 등 사람이 추구하는 것에 따라 다르다. 땅은 사람처럼 개성을 지녀 학자를 많이 배출하거나 부자가 되게 할 수 있는 기를 별도로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소망과 일치하는 땅이 개개인에게 좋은 땅이 된다.”

-현대인들의 가장 큰 관심은 무엇보다 부자로 사는 것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물을 재물로 본다. 산속 깊은 곳에 살면 귀인이 되고 강이나 개천이 둥글게 감싸는 지역이 부자가 된다. 서울에선 압구정동?청담동?동부이촌동?목동 등이 해당된다.”

업체들 풍수지리마케팅 활발

-좋은 학군으로 유명한 지역은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을 꼽는다. 이들 지역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본다면.

“대치동과 서초동은 학문적으로 높은 성과를 볼 수 있는 지형이다. 앞산의 형태가 두거운 책을 펼친 모양으로 볼록하다. 목동은 실질적으로 부자가 되는 지역이다.”

-강북지역에선 부자되는 지역은.

“경복궁 주변 지역이다. 삼청동은 뒷산이 붓의 머리처럼 뾰족한 형상을 해 예로부터 문장가가 많이 나왔다. 평창동은 부자들이 들어가는 지역이지만 부자가 돼서 나오는 동네라고 할 수 없다. 성북동도 주변에 계속을 끼고 있어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요즘 업체들이 풍수마케팅을 많이 한다.

“며칠 전에도 한 대기업의 용역을 받아 일본에 갔었다. 공장 부지로 적당한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건설업체들은 비싼 아파트를 팔면서 풍수를 내세워 고급상품으로 꾸민다. 상류층은 살 집을 고를 때 개인적으로 지관(풍수지리설에 따라 묏자리나 집터의 길흉을 판단하는 사람)을 동원할 만큼 풍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제대로 짚었다.”

-어떤 건물이 좋은가.

“디자인적으로 예쁘고 울퉁불퉁한 건물이 요즘 인기를 끈다. 하지만 네모 반듯한 건물이 풍수적으로 괜찮다. 사람의 얼굴도 광대뼈가 나오고 매끈하지 않으면 보기 좋지 않듯이 건물도 마찬가지다.

강남권의 S빌딩은 풍수지리학적으로 화기가 센 지역이어서 임대업체들 가운데 일부가 검찰조사를 받고 망해선 나간 입점 업체도 있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지역은 집값이 너무 비싸 신혼부부나 일반 서민들은 극복할 만한 방법은 없나.

“완벽히 치유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 공간의 가구 배치 등을 하면서 좋은 기를 받을 수 있다. 건물 주변에 연못을 설치하거나 나무를 심는 방법도 있다. 개인의 경우 안방 내 침대의 위치를 여러 번 바꿔 가장 편안하게 잘 수 있는 곳에 침대를 배치하는 게 좋다.”


임정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