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중앙]
돈 관리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재테크가 그만큼 어려워졌다'거나 '까먹지 않는 게 지상 과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에서, 퇴직 앞둔 그룹 임원들을 대상으로 자산 관리 가이드북을 만들어 나눠줬다. 뭉칫돈(퇴직금)을 위한 조언인데, 부자들의 노하우라 힌트로 삼아볼 만하다.
많이 먹지 말고 적게 잃어라
우리투자증권에서 VVIP의 자산 관리를 맡고 있는 신혜정 센터장은 "섣불리 투자를 늘리지 말고 현금을 확보해라. 지금은 기다릴 때다"라고 강조한다. 숭실대 대학원 PB학과 우승택 교수도 "요즘은 많이 먹겠다는 각오보다는, 가급적 잃지 않으려는 조심성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이 이런 진단을 내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지난해 불어닥쳤던 미국, 유럽발 경제 위기가 여전해서 시장 부침이 심하고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여전한 안개정국이니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겨야 된다는 얘기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완연히 접어든다는 것도 고려할 부분이다. 은퇴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늘면서 전체적으로 자산이 줄고, 그만큼 지갑을 덜 연다. 이럴 때는 가지고 있던 자산 가치가 올라 그 차액만큼 돈을 버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우승택 교수는 "이제는 예전처럼 돈 놓고 돈 먹기 스타일의 공격적인 재테크가 아니라 원칙론에 입각한 자산 보호가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현금성 자산을 지키면서 기회를 노리라는 얘기인데, 그러려면 기대 수익률을 전반적으로 낮추고 보수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월급 대체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라
우선 여윳돈이 있으면 그걸 가지고 '제2의 월급'을 만드는 게 좋다. 선배 세대들은 대개 은행 예금을 통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올렸지만, 물가 상승과 저금리를 감안하면 새로 출시된 월 지급식 금융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현금 보유량이 충분하거나 고정적인 월 수익이 있는 사람도 '투자 안정성' 차원에서 월 지급 상품을 가지고 있는 게 좋다. 요즘 인기인 월 지급 상품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목돈을 묻고 바로 돈을 받는 즉시 연금과,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매월 이자를 주는 월 지급 ELS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산가들은 목돈을 맡기고 다음 달부터 연금을 받는 '즉시 연금'에 관심이 많다. 원금과 수익을 매달 쪼개서 나눠주기 때문에 정기 예금 이자보다 많이 받는다. 현재 1억원 기준 평균 은행 예금 이자가 월 33만원이면 즉시 연금은 약 52만 원 정도다. 다만 즉시 연금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하락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높을 때는 월지급 ELS로 눈을 돌려봐도 좋다. 가입 시점 대비 주가가 50% 넘게 떨어지지 않으면 매달 가입 금액의 1% 정도를 받을 수 있다.
국공채로 저금리에 대비하라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정기 예금 100만원을 가지고 연 3.5% 이자를 받는 사람은 4년 후 실제 자산 가치가 95만원, 7년 후에는 92만원으로 떨어진다. 심지어 20년 후에는 79만원까지 내려간다. 이 통계는 물가가 매년 4.25% 정도 오른다는 가정하에서다. 가혹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년 우리나라 평균 금리와 물가가 딱 그만큼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3분기 실질 금리(세금과 물가 상승률을 뺀 금리)는 -1.6%였다. 은행 예금이 뭉칫돈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시대니 이제 안전 자산의 범위를 좀 넓히는 게 좋다.
여기서 필요한 게 채권에 대한 관심이다. 가장 기본적인 건 정부가 발행한 장기 국공채. 국가에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상품이니 안전하고, 기간도 20년까지 다양하다. 현재 만기가 19년 남은 국채의 세전 금리는 연 4.7% 정도로 연 3%대 후반 정기 예금(만기 1년 기준)보다 금리가 높다. 만기 이전에 되팔아 현금화할 수도 있다.
매년 오르는 물가에 대비한 '물가 연동 국채'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 채권은 정해진 이자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그만큼의 이자를 더 주는 채권이다. 은행 예금 비율을 일부 쪼개 장기 국채와 물가 연동 국채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 채권 투자는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지점을 방문해 게좌를 개설하면 여러 채권을 직접 선택해 매매할 수 있다.
tip 2012 증시는 어디까지?
'머니투데이'가 애널리스트와 펀드 매니저 등 금융업계 전문가 350명을 대상으로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였더니. 그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49명(42.5%)이 올해 고점을 2000~2200 포인트 사이로 예상했다. 증시가 요동쳤던 지난 여름에 비하면 많이 회복된 숫자다. 하지만 1년 전, 같은 설문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2200~2400 구간으로 전망한 것에 비하면 기대치가 낮아졌다. 참고로 올해 2200~2400을 예상한 사람은 119명(34%)이었다. 증시가 요동쳤던 지난여름에 비하면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으나 그 추세는 완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주식은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껏 국내 주식 시장은 장기 상승 트렌드를 보였고 일부 종목은 큰 성과도 거뒀다. 투자자들은 '타이밍'만 잘 포착하면 수익을 낼 거라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만일 개인 투자자라면 답은 '글쎄'다.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KOSPI 100종목 투자자들의 연초 대비 수익률을 보면 개인 투자자는 무려 -29.6%나 손해를 봤다. 워낙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1.2% 빠졌다는 걸 감안하면 손해율이 크다.
그 기간 동안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0.6%로 선방했고 증권사 운용팀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운용한 자문형 랩은 2.7% 수익을 냈다. 결국 개미의 한계다.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자료에는 아예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은퇴자라면 굳이 주식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나온다. 이 경우 펀드 등 전통적인 간접투자나 최근 수요가 늘어나는 자문형 랩을 통해 투자하는 게 좋다. 랩어카운트는 자산 구성과 운용, 투자 자문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주식을 연구하는 자문사들이 종목을 추천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펀드 매입 고려한다면, 인덱스로 5년 이상
적립식 펀드를 고려한다면, 5년 이상 장기 투자로 기간을 정하고 인덱스 펀드를 선택하는 게 효과적이다. 인덱스 펀드는 KOSPI 지수의 성과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운용에 따른 성과나 시장 수익률간의 차이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수수료도 일반 펀드에 비해 싼 편이어서 오랫동안 묻어두기 좋다. 투자 계획은 길게 세우되, 펀드 운용 성과는 단기적으로 검증된 종목이 좋다. 시장 트렌드에 대응을 잘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좋은 성과의 기준은 다른 펀드들과 비교했을 때 꾸준히 상위권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으면서 안정적인 펀드 규모를 유지하는 경우다. 그 데이터는 펀드 '자산 운용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영 경과 및 수익률 현황' 메뉴에서 BM(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을 보면 된다. BM은 비교 지수다. 쉽게 말하면 전체 평균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라면 코스피 지수가 기준이다. 변동장에 선방 중이고 꾸준히 자금이 유입된다면 OK. 적립식 펀드는 '주가 하락기에 더 매입하라'는 충고가 많은데, 또 하나 중요한 게 있다.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적당한 환매 시점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투자법이다. 왜냐하면 원금이 늘어날 경우 주가에 의한 변동폭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비싼 동네에서 작고 좋은 곳 찾아라
수익형 부동산에 눈을 돌리려는 사람이 많다. 중대형 아파트로 시세 차익 노리는게 예전 같지 않다는 인식이 생겼고, 1~2인 가구의 증가로 소형 평형 월세가 늘어나는 추세여서다. 실제 최근에는 부동산 '큰손'들이 소액 물량 여러 건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은퇴 인구가 늘고 안전 자산과 월세 수익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미 몇 년째 계속됐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와 월세 가격이 많이 올랐지
만 매매가의 오름세를 감안하면 수익률이 예년에 비해 대폭 올랐다고 보기는 힘들다. 임대가 잘 안 돼 '공실'이 생기는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전국의 상가 등 매장용 빌딩 공실률이 지난 2003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포화 상태에 접어든 곳에 무리하게 들어가거나 무조건 싼 곳을 찾을 게 아니라 비싼 동네에서 '작고 좋은 곳'을 골라야 된다. 대학생이나 직장인 수요가 많은 곳이 좋은데, 마땅한 물량이 없으면 상권이 좋은 곳이나 환승 없이 연결되는 역세권이 괜찮다. 주의할 점은, 부동산 하나를 매매하기 위해 너무 많은 자산을 끌어모으지 않아야 한다. 자녀의 결혼이나 병원비 같은 급한 목돈이 필요할 때 대응하기 힘들다. 자칫 임대료를 받아 대출 이자를 갚는 '돌려 막기'가 될 수 있다. 임대 소득은 세금 부담이 있어 실제 수익률이 애초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 때문에 부동산 '공부'를 충분히 했거나, 임대 상황이 좋지 않아도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경우에만 부동산에 관심 을 두는 게 좋다.
tip 당신이 부자 아빠라면, 빠른 증여가 세금을 줄인다
자녀에게 물려줄 재산이 있다면 계획적인 증여로 절세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증여는 10년 단위로 나눠 계획을 세우는 게 유리하다. 10년 내 증여한 재산은 전부 더해 누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려줄 때는 앞으로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주식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땅 등 자산 가치가 높은 것을 먼저 증여하는 게 좋다. 증여세는 신고 당시 재산 가치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증여한 이후 수익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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