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퇴직 베이비붐 세대 ‘너도나도 창업’

웃는얼굴로1 2012. 3. 20. 02:26

2월 신설법인 6439개…석달째 연속 6천개 넘어
50~60대·서비스업 많아…"빈곤층 추락 가능성"

경기침체에도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의 창업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2012년 2월 신설법인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신설법인 수는 6439개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신설법인 수는 지난해 12월 2001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뒤 사상 최고치인 6645개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6005개에 이어 3개월 연속 6000개를 넘어섰다. 연도별 월평균 법인수는 2008년에는 4237.9개였지만 지난해에는 5425.8개로 늘었으며 올해 2월까지의 평균은 6222개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상황을 놓고 보면, 이런 창업 열기는 다소 이례적이다. 한은은 "신설법인 설립자가 50~60대가 많고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것을 봐서는 최근 본격 퇴직한 '베이비 붐 세대'의 창업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붐 세대가 2010년 전후로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하면서 이들이 제2의 일자리로 소규모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16만9000명이 늘어난 310만3000여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1991년에 189만8000명에서 2001년엔 241만8000명으로 52만명 늘어난 데 이어, 10년 만에 다시 68만5000명이 증가했다(10월 기준).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조사를 보면, 베이비붐 세대는 712만명 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15%에 이르며 앞으로 3년간 50대 이상 퇴직자가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관련 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농협·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5개 금융기관의 자영업 대출 규모는 104조원에 이른다. 2010년 92조8300억원, 2011년 말 103조원과 견줘보면 꾸준히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의 창업이 음식업 숙박업과 같은 서비스업이나 도소매업 운수업 등 영세 자영업종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에 사라진 7만7000개의 자영업 일자리 가운데 77%인 5만9000개가 5인 미만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에 집중돼 있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1%가 안되는 만큼 이들에 의한 가계 부실이나 금융 위기의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영세한데다 내수가 부진해 사업성이 불확실한 만큼 이들이 장기적으로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몰릴 가능성은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