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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발 집값 상승' 경부선 타고 오나

웃는얼굴로1 2010. 10. 28. 12:28

김해·창원 등 인근지역으로 빠르게 확산… 경매에도 투자자 몰려
사라진 '떴다방'도 다시 등장 신규 분양은 청약마감 행진
대구 등 미분양도 줄어들어 "수도권까지 올라올진 미지수"

지난 23일 부산 사하구의 '당리 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 오전 9시부터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입구부터 인근 대로변까지 300m이상 긴 줄이 늘어섰다. "밀지 마라", "누가 새치기하느냐"는 소리도 터져 나왔다.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이틀 전부터 파라솔과 의자 3~4개를 갖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눈에 들어왔다.

모델하우스 안에 마련된 청약 상담창구도 줄을 서기는 마찬가지였다. 사하구에 사는 이모(38세)씨는 "이렇게 줄까지 서서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기는 몇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오늘 오전만 3500여명이 관람했다"며 "예상 외의 열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장사진… 지난 23일 부산 사하구‘당리 푸르지오’모델하우스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줄은 300m 이상 이어져 대로변까지 닿을 정도였다. 모델하우스 입구 한편에는‘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까지 진을 치고 있었다. /대우건설 제공

부산·경남발 부동산 시장 해빙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부산발(發) 훈풍이 불고 있다. 부산에서 시작된 '해빙 무드'가 인근 김해창원시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이미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부산의 아파트값은 지난 1월 대비 7.76% 올랐다. 김해시는 14.95%, 창원시도 8.36% 급등했다. 이 기간 전국 집값은 5%쯤 올랐다. 이들 지역에서는 1억원 안팎이던 85㎡(25.7평)형 아파트가 올해 3000만~4000만원 올랐고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과 경매시장에도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최근 청약을 받았던 부산 정관지구 '동일스위트' 아파트는 3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고, 코오롱건설이 객실 지분을 팔고 있는 '씨클라우드' 호텔은 일부 대형을 제외하고 판매가 완료돼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경매시장은 일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매에 나온 부산의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3.1%를 기록했다. 경남지역 낙찰가율도 99.3%에 달했다.

◆경기 회복에 공급부족 겹쳐

부산·경남 부동산 시장 회복에는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찾은 창원시 유일의 복합쇼핑몰 '시티세븐'은 오후 8시가 넘었지만 쇼핑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쇼핑몰은 하루 평균 2만명가량이 찾으면서 매달 8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티세븐 관계자는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최근 회사가 운영하다 분양으로 전환한 상가에 대한 투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2년 동안 수요보다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도 부산·경남 지역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창원시의 경우 2005년엔 9000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입주했지만 이후 올해는 3200여 가구에 불과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부산과 창원 집값 상승으로 인근 김해와 진해, 마산 등지로 이사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주변 도시 집값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

부산·경남권에서 시작된 해빙 무드가 전국으로 확산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미분양이 많은 대구에서도 중소형은 최근 꾸준히 계약이 이뤄지고 있고, 전주 등지에서는 신규 분양 아파트가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강남 3개 구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보다 20% 이상 늘어나고, 일부 재건축 단지와 소형 아파트는 매수세가 붙으면서 급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집값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집값과 거래량이 뚜렷하게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